<시평>윤석열의 모험, 성공할 것인가

기자 2022. 1. 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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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선거 경험 전무한 尹 홀로서기

지향점 분명해야 긍정적 효과

내부 분열 극복이 초미의 과제

이탈하는 중도·호남 대책 시급

독자적 지지율 상승 뚜렷해야

안철수와 단일화도 시도 가능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 위원장이 위원장 직을 사임했다. 선대위를 꾸렸다가 선대위를 다시 정비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대선을 두 달 정도 남긴 시점에 선대위를 총괄하는 인사가 직을 사임한 경우는 선례를 찾기 힘들다. 또한, 윤석열 후보와 같이 선거 경험이 전무한 인사가 대선이라는 가장 큰 선거판에서 홀로서기를 하려는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김 전 위원장과 같이 정치적 경륜이 높은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돌발 사안이 터졌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윤 후보가 이번에 모험을 선택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모험이라는 것은 목표가 분명해야 그 시도가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윤 후보로서는, 현재 하락세인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당장의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생각해 보면, 지금의 결단이 지지율 끌어올리기 목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이른바 가족 리스크에서 찾기는 힘들 것이다. 가족 리스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도 똑같이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대통령 부인은 공적 존재이고 권한과 지원이 주어지지만 대통령 아들은 성년인데 사실 남”이라는 논지를 편다. 하지만 과거 대선 당시 아들 병역 기피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던 이회창 전 총리의 사례를 떠올리거나, 아들들 문제로 정권 차원에서 위기를 겪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등을 생각하면 이런 주장에 공감하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가족 리스크 말고 윤 후보만이 갖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 상황이다. 한마디로 현재의 내부 분열 상황을 극복한다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 전 위원장의 사퇴와 슬림한 선대위 본부 구성이 분열의 끝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궁금해진다.

이준석 당 대표는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데이어, 6일 아침에는 선대위 쇄신안의 핵심 사안 가운데 하나인 권영세 신임 선거대책본부장의 사무총장 임명안 상정을 거부했다. 이로써 윤 후보의 쇄신안은 처음부터 파행과 직면하게 됐다.

김 전 위원장도 윤 후보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했다. 분열의 또 다른 시작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제 이런 분열을 어떻게 수습할지는 윤 후보의 몫이 됐다. 김 전 위원장이 사퇴함으로써 윤 후보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중도층과 호남의 지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문제다. 김 전 위원장은 호남에서 나름 평가받는 인물일 뿐 아니라, 중도층에도 어필할 수 있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이 사퇴했다는 사실은, 중도층과 호남 공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음을 의미한다.

현재 호남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은 두 자릿수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 대해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5차 정례 여론조사(응답률은 18.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6.7%에 불과했다. 중도층의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율은 24.3%에 불과했다. 약 10일 전 4차 정례 여론조사에 비해 7.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도 윤 후보 측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중도층 지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후보 단일화 협상을 시작할 경우, 당내 분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협상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단일화 추진 시점은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을 때여야 한다.

결국은, 일단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윤 후보가 제대로 된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윤 후보가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이제부터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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