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北 극초음속 미사일..속도 음속 5배 이상 · 사거리도 늘어

유영규 기자 2022. 1. 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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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발해 시험발사 단계까지 이른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지대공 미사일로 요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를 내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래전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고 있어 남북한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주변국에서 개발에 열을 내고 있습니다.

북한도 작년 9월 첫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시험 발사하는 등 개발 완성에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제(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군 당국은 사거리와 속도 등 제원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북한은 700㎞ 떨어진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해 사거리가 700㎞에 이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년 9월 시험 발사한 화성-8형의 사거리가 약 200여 ㎞로 탐지된 것으로 알려져 3배 이상 늘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화성-8형의 속도는 마하 3(음속의 3배)가량이었으나, 어제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이상인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하5는 추진체(동체)에서 분리되어 비행하는 탄두부 속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사진을 토대로 기존 화성-8형 개량형 또는 새로운 버전(기종)일 것으로 관측합니다.

북한이 밝힌 극초음속 미사일 비행 특성을 보면 '좌우기동' 기술이 적용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미사일은 발사 후 분리되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에로 120㎞를 측면기동하여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미사일이 목표 고도에서 수평 상태를 유지하며 좌우로 변칙 기동을 했다는 것인데 이런 변칙 기동은 지상에서 발사되는 요격미사일을 회피하는 고난도 기술입니다.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은 북한이 작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한 신형 기동식 재진입체(MARV) 형상과 동일합니다.


MARV 형상은 몸체 상하좌우에 장착한 날개를 이용해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방향을 바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교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공개했던 MARV 형상 미사일에도 상하좌우에 기동을 가능하게 하는 날개가 있는데 이는 미국 퍼싱과 중국 DF-15 등 다른 MARV와 유사합니다.

북한은 MARV 형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번에 처음 발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탄두부 모양도 달라졌습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작년 9월 28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발사한 화성-8형 탄두부와 다른 것들이 식별됐습니다.

작년 9월 탄두부는 날렵한 글라이더 형태였다면 이번에는 원뿔 형태에 가깝습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작년 것과는 다른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신종우 전문연구위원은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은 화성-8형의 글라이더 형태와 다른 원뿔에 날개가 달린 극초음속 미사일 2형"이라면서 "비행 능력이 우수한 글라이더 형상이 1차 때 극초음속 속도를 내지 못해 원뿔 형상의 2형으로 마하5의 극초음속을 시험하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작년 '화성-8형'(오른쪽)과 비교


신 위원은 "추정이긴 하지만 속도를 내기 위해 원뿔형으로 극초음속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활공에 적용되는 탄두부 날개 모양의 변화도 감지됩니다.

21세기군사연구소 류성엽 전문위원도 "작년 1차 시험과 국방전람회 공개 형상과 비교해 극초음속 활공에 활용되는 탄두부 모양이 양력 발생에 필요한 익면부(날개부위)가 줄어드는 등 좀 더 단순한 형태로 바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작년 9월 1차 시험 실패에 따른 형상 변경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해 북한에서 자체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추정케 한다고 류 위원은 설명했습니다.

추진체와 발사대는 작년 9월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종으로 분석됩니다.

작년 9월과 전날 발사한 것 모두 로켓 1단은 주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가 달린 형태로 같습니다.

또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1단 로켓을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식발사차량(TEL)도 모두 바퀴 6축으로 화성-12형과 동일합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중거리급 사거리로 개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앰풀(ampoule)화된 액체연료 장치를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통신은 "겨울철 기후조건에서의 연료암풀화계통들에 대한 믿음성도 검증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에도 작년 9월 화성-8형을 발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앰풀화된 연료 장치를 사용했음을 의미합니다.

'앰풀화'는 액체연료를 용기에 담아 발사할 때마다 끼워 넣어서 쏘는 방식으로, 기존 주입식 액체연료 공급방식과 달리 주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고체연료에 맞먹는 신속·상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행거리도 이미 작년 화성-8형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어제 오전 기자회견에서 통상적인 탄도미사일 궤도라면 약 500㎞를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군 당국도 동해상으로 500㎞ 이상을 날아간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700㎞ 밖의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작년 발사 당시 비행거리가 200㎞에 못 미치고 고도도 30㎞ 수준이었던 화성-8형보다 사거리가 늘어나고, 고도 또한 그 이상이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합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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