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형 감독 '원팀 정신'..현대건설에 소외된 선수는 없다

장현구 2022. 1. 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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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첫 지휘봉 잡고 압도적 선두 독주..역대 최소경기 20승 눈앞
'전통의 현대' DNA 강조..복지 수준 높여달라 건의해 선수들에 동기부여
현대건설 승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KGC인삼공사의 경기.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한 현대건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2.1.4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선두 독주를 이끄는 강성형(52) 감독은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팀 훈련에서는 놀고 있는 선수가 없다"고 했다.

강 감독은 선수들을 주전과 비주전으로 나눠 연습하지 않는다. 대신 A 코트와 B 코트에서 팀원 18명이 모두 땀을 흘리도록 한다.

기뻐하는 현대건설 선수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KGC인삼공사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현대건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2.1.4 xanadu@yna.co.kr

강 감독은 "소외된 선수 없는, 우리는 '원 팀'(하나)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이 훈련이 환골탈태한 현대건설의 지금 모습이라고 힘줘 말했다.

만 36세를 향해가는 황연주가 회춘한 것도 이런 연습 덕분이다. 황연주는 자신도 "3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았다.

선수들 독려하는 강성형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6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21.12.26 xanadu@yna.co.kr

강 감독은 "연습 때 보여주지 못하면 실전에 기용할 수 없다"며 "매일 하는 반복 훈련에서 황연주가 기량을 보여줬기에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황연주는 외국인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26·등록명 야스민)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조커'로 투입돼 기대 이상의 득점을 올리며 현대건설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탠다.

시즌 개막 12연승 후 지난달 초 한국도로공사에 첫 패배를 당했다가 다시 7연승을 달린 현대건설은 시즌 19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8일 도로공사를 제압하면 현대건설은 역대 여자부 최소경기(21경기) 20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운다.

흥국생명(2007-2008시즌)과 현대건설(2010-2011시즌)은 23경기 만에 20승을 거둬 이 부문 최소경기 기록을 공동으로 보유 중이다.

승리 후 기쁨의 기념사진 찍는 현대건설 선수단 [현대건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우리 팀 선수들은 거의 그대로"라며 "감독님이 선수들을 뭉치게 잘 잡아주셨고, 선수들이 패배 의식을 버리고 마인드를 바꾸도록 소통을 잘하고 계신다"고 귀띔했다.

바뀐 건 사실상 감독뿐이지만, 그 효과는 지대하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꼴찌에서 이번 시즌 1위로 수직상승했다.

직전 시즌 최하위에서 다음 시즌 정규리그 1위로 반등한 역대 여자부 팀으로 흥국생명(2005-2006시즌·2018-2019시즌), 도로공사(2017-2018시즌)가 있다.

현대건설은 4번째 대도약에 도전한다.

현대자동차 시절 고려증권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뿜어내는 강성형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성형 감독은 "지난 시즌 성적 탓에 선수들이 자신감 떨어지고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훈련 방법 등을 바꾸려 노력했다"고 부임 당시를 떠올렸다.

2019년부터 여자배구대표팀 수석코치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보좌하다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여자부 지휘봉을 잡은 강 감독은 지난해 8월에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컵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반전의 촉진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 코치 시절 강성형 감독과 김호철 현 IBK기업은행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 감독은 선수 시절 현대자동차서비스, 현대자동차에서만 뛴 대표적인 '현대맨'이다. 궂은일 마다하지 않는 공수 만능 살림꾼이었다.

은퇴 후 현대자동차, 현대캐피탈에서 트레이너, 수석코치를 거쳐 2015∼2017년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 감독을 지냈다.

실업 선수·지도자를 합쳐 23년 만에 마침내 감독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당시 경험은 강 감독 이력에 쓴 보약이 됐다.

KB손해보험 감독 시절 강성형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 감독은 "누구는 실패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겐 (지도자로서) 큰 경험이었다"며 "열정만으로, 선배 감독님들을 보고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고 다시 감독이 될 때를 대비해 무엇이든 세밀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준비, 훈련 방법,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 방식 등을 새로 터득했다.

현대건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여자 대표팀 수석코치로 일한 이력을 믿고 사령탑으로 선임했다"며 "훈련 때 보면, '아재 개그'를 좋아하시고 늘 즐겁게 선수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본다. 강압적이지 않고 여러 제안을 하시는 장면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강 감독은 또 '현대' 프랜차이즈 스타답게 유전자(DNA)를 중시해 현대건설 선수들에게도 명문 구단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지니라고 전통을 강조한다고 했다.

그는 개선할 부분도 구단에 적극 건의했다.

남자팀보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는 여자팀 현실상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던 선수 복지 수준을 높여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강성형감독 우승 헹가래 (의정부=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29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KOVO컵 여자부 경기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 선수들이 강성형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2021.8.29 kimb01@yna.co.kr

KOVO컵대회에서 우승하자 현대건설 구단은 트레이닝·재활 시설을 새것으로 전면 교체하고, 자주 직원을 훈련장에 보내 선수들의 요구 사항에 귀를 기울이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구단이 든든하게 지원하고, 잘해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깨닫게 되자 현대건설 선수들은 코트에서 더욱 신나게 뛴다.

잘 나가는 현대건설에도 보완할 점은 있다. 강 감독은 레프트의 공수 균형을 어떻게 이루느냐를 고민한다.

강 감독은 "황민경(32)과 고예림(28)은 수비형 레프트로 리시브는 좋지만, 공격력은 조금 아쉽다"며 "정지윤(21)은 공격은 좋지만, 리시브가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 흐름에 따라 세 선수를 어떻게 기용하느냐가 앞으로 숙제"라며 "민경이와 예림이가 공격 포인트를 높일 수 있도록 세터 김다인(24)과 호흡을 맞추는 연습을 더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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