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택시' 3년 뒤 온다"..통신사들 뛰어드는 이유
'하늘을 나는 택시'라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이 차세대 핵심 모빌리티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 교통체증과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자 미래산업으로 꼽혀서다. 통신업계 역시 신성장 동력으로 UAM을 택하며 잰걸음에 나섰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유영상 대표 직속으로 UAM 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기술과 인프라, 전략, 사업개발 등 사내 주요 조직의 핵심 임원을 모두 배치했다. TF는 최근 킥오프 미팅을 열고 올해 UAM 사업전략 논의를 시작했으며 회의도 매주 열 계획이다. 유 대표는 3일 신년사를 통해서도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하늘을 나는 차'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가장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UAM 서비스를 위한 CEO 직속 TF 발족과 함께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면서 '플라잉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UAM의 상용화는 기체의 고도화만큼이나 '관제 시스템'의 안정적 구축이 중요하다. 사람이 탑승하는 만큼 UAM의 실시간 정보 송신은 위기 상황 대처 등에 필수 조건이어서다. 그간 공항시설 운영과 항공교통관제서비스는 국가가 전담해왔지만, UAM 교통관리서비스(UATM) 구축에는 민간이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통신업계가 기술 선점을 위해 본격 뛰어드는 모양새다.
통신사들은 UAM이 초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의 폭증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일반 가입자의 휴대전화 회선 확대에 한계를 맞은 통신사들은 사물인터넷(IoT) 회선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차량관제 회선 수는 자율주행과 같은 차세대 교통 기술이 확대되면서 최근 3년 만에 179만1908회선에서 497만9793회선(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178% 급증했다. UAM과 지상통제소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저궤도 위성 공중망(5G 상공통신망) 구축까지 이뤄지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급물살을 탄다. 업계 관계자는 "5G·6G 등 초저지연 통신은 건물이나 가로수가 많은 도로보다 비교적 장애물이 없는 하늘길에서의 구현이 더 쉽다"면서 "자율주행에 이어 UAM까지 상용화되면 통신사들의 최대 매출은 IoT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기술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 기반 UAM 예약 플랫폼 역시 새로운 먹거리다. UAM 시장이 커지면 수많은 이용자들을 위한 출발지·도착지 설정, 탑승 및 환승 예약, 지상교통과 UAM으로 이동할 때의 소요시간 비교, 얼굴인식 등 사용자 인증을 통한 탑승수속 절차가 가능한 UAM 플랫폼은 필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UAM은 초저지연 통신, 플랫폼, 인증, 보안 등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융합서비스로 초기 시장을 선점해 수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나면 실시간성, 호환성 등 특성상 판도가 바뀌기 어렵다"며 "누가 먼저 개발해 시장에 확산하느냐가 중요한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라이벌 KT도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등과 협력체를 구성해 UAM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 개발, 모빌리티 사업 모델 연구 등을 추진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T 플랫폼에 하늘길을 추가해 국내에 최적화한 UAM 운영 모델을 제시하고 독일 UAM 제조사 볼로콥터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상용화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 역시 UAM 개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2025년 상용서비스 최초 도입을 목표로 2024년까지 실증을 마칠 수 있도록 규제 없이 비행할 수 있는 특별자유화구역을 운용하고 2030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 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UAM 실현 유망도시인 전세계 75개 도시 중 서울이 헬기장(1위), 인구 밀집도(5위), 소득수준(4위) 등에서 경쟁력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UAM 시장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도시 중 서울이 UAM 구축에 유리한 만큼 5G 등 초저지연 통신 영역을 주도하는 국내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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