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들어갈 때마다 '딩동'.. 미접종 완치자는 서럽다

김태주 기자 2022. 1. 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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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완치 후 격리해제확인서 방역패스로 인정하면서도
미접종자처럼 경보음 울리게 해

지난 3일 서울시 중구 한 식당에서 이모(34)씨가 인식기에 QR코드를 찍자 ‘딩동’ 경고음이 울렸다. ‘미접종자’란 의미다. 놀란 직원이 뛰쳐나왔다. 이씨는 자신은 지난 10월 코로나 감염 후 격리 해제된 코로나 완치자라는 증명을 한 뒤에야 같이 간 회사 동료들과 함께 들어갈 수 있었다. 이씨는 “식당에 있던 모두에게 강제 ‘코밍아웃(코로나에 걸렸던 이력이 밝혀짐)’ 됐다”며 “어딜 방문할 때마다 이런 시선 집중을 받아야 하면 차라리 조용히 종이 격리 해제 확인서를 보여주던 이전이 나은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3일부터 강화된 방역 패스 정책에 따라 미접종자들은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할 때 QR코드를 스캔하면 “딩동” 경고음이 울린다. 경고음이 울리면 출입이 제한된다. 문제는 이 같은 경고음이 코로나 완치자들에게까지 울린다는 점이다. 백신을 맞지 않았어도 코로나 감염 후 완치됐다면 격리 해제 후 180일간은 ‘격리해제확인서’를 방역 패스로 쓸 수 있다. 코로나 확진 후 격리 해제된 완치자는 자연 면역이 생겼을 확률이 높으며, 혈장 치료 등을 받은 경우엔 90일 후 접종이 권고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생긴 제도다. 그런데 현장에선 이런 정보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아 번번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한다. 미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사람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다. 질병관리청 확진자 통계를 분석하면 이처럼 코로나 완치자로 현재 방역 패스를 구비한 규모는 4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고 있는 미접종 완치자 김모(32)씨는 “병원에선 완치 후 두세 달 뒤에 백신 접종을 권고했는데, 내가 찍은 QR에서 ‘딩동’ 소리가 날 때마다 느끼는 민망함에 하루빨리 접종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에 대해 앞으로 미접종 완치자도 백신을 맞아야 할 수 있어 이를 고려해 QR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배제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방역 정책에 따라 백신 접종 인센티브 등이 부여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당분간 이를 개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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