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홍수용]90년 만에 美 왕좌 뺏긴 GM
홍수용 논설위원 2022. 1. 6.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작년 3월 차량용 반도체칩을 만드는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전 세계 자동차 반도체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북미지역 생산량을 대폭 줄여야 했다.
GM은 작년 반도체 공급난으로 판매량이 12.9% 급감했지만 코롤라와 캠리 판매 실적이 좋았던 도요타의 전체 매출은 10.4% 증가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3월 차량용 반도체칩을 만드는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서 불이 났다. 자동차 주행을 제어하는 데 쓰는 ‘마이콘’ 반도체 생산라인의 피해가 특히 컸다. 이 사고로 전 세계 자동차 반도체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북미지역 생산량을 대폭 줄여야 했다. 반면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부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되레 매출 신장을 이뤘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GM이 판매량 1위 자리를 도요타에 내줬다. 도요타 판매량이 233만2000대로 GM보다 11만4000대 많았던 것이다. GM은 작년 반도체 공급난으로 판매량이 12.9% 급감했지만 코롤라와 캠리 판매 실적이 좋았던 도요타의 전체 매출은 10.4% 증가했다. GM은 “이익 극대화에 치중했다”는 반응이지만 1931년 포드를 꺾은 뒤 지켜온 미국 차 시장 왕좌의 주인이 90년 만에 바뀐 의미는 작지 않다.
▷도요타의 약진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문제를 직시하며 현장에서 먹히는 대안을 찾았기 때문이다. 원래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만드는 적기(Just-in-time·JIT) 생산방식은 도요타를 상징하는 가치였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르네사스 공장이 처음 멈췄을 때 도요타는 생각을 바꿨다. JIT만 고집하면 공급망의 아랫단에서 생긴 크고 작은 문제가 전체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재고 비중을 크게 늘리는 한편으로 공급망을 서부 일본이나 해외로 분산했고 이 전략이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량은 생산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 부품사들은 지금 2023년에 쓸 반도체칩 주문을 받고 있다. 마음이 급해진 완성차 업체들은 1차 협력사에 일을 맡기던 관행을 벗어던지고 직접 공급망의 맨 끝단까지 챙기는가 하면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으며 기술 통합을 꾀하고 있다. 갑도, 을도 없이 모두가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뛰고 있다.
▷개별 기업이 발 빠르게 대응한다고 해도 복잡하게 얽힌 공급 사슬망 속에서 혼자 힘으로만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체 설계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내재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가 없는 국내에서 기존 반도체 수급체계를 뒤집는 일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에 가깝다. 정해진 틀에 머물지 말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도요타 웨이’가 힌트가 될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 GM이 판매량 1위 자리를 도요타에 내줬다. 도요타 판매량이 233만2000대로 GM보다 11만4000대 많았던 것이다. GM은 작년 반도체 공급난으로 판매량이 12.9% 급감했지만 코롤라와 캠리 판매 실적이 좋았던 도요타의 전체 매출은 10.4% 증가했다. GM은 “이익 극대화에 치중했다”는 반응이지만 1931년 포드를 꺾은 뒤 지켜온 미국 차 시장 왕좌의 주인이 90년 만에 바뀐 의미는 작지 않다.
▷도요타의 약진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문제를 직시하며 현장에서 먹히는 대안을 찾았기 때문이다. 원래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만드는 적기(Just-in-time·JIT) 생산방식은 도요타를 상징하는 가치였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르네사스 공장이 처음 멈췄을 때 도요타는 생각을 바꿨다. JIT만 고집하면 공급망의 아랫단에서 생긴 크고 작은 문제가 전체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재고 비중을 크게 늘리는 한편으로 공급망을 서부 일본이나 해외로 분산했고 이 전략이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량은 생산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 부품사들은 지금 2023년에 쓸 반도체칩 주문을 받고 있다. 마음이 급해진 완성차 업체들은 1차 협력사에 일을 맡기던 관행을 벗어던지고 직접 공급망의 맨 끝단까지 챙기는가 하면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으며 기술 통합을 꾀하고 있다. 갑도, 을도 없이 모두가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뛰고 있다.
▷개별 기업이 발 빠르게 대응한다고 해도 복잡하게 얽힌 공급 사슬망 속에서 혼자 힘으로만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체 설계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내재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가 없는 국내에서 기존 반도체 수급체계를 뒤집는 일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에 가깝다. 정해진 틀에 머물지 말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도요타 웨이’가 힌트가 될 수 있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1880억 횡령’ 오스템 직원, 부인에게 증여한 건물서 체포
- 이준석 “‘연습문제’ 제안 거부됐다…尹 무운 빈다”
- “尹, 간담회 참석”→‘스피커폰 축사’에…일부 참가자 ‘욕설’
- 이재명, ‘원팀 행보’ 박차…“선거 후에도 이낙연과 동행”
- ‘탈모 공약’ 온라인 열광에…‘이재명은 심는다’ 동영상까지
- 김종인 “尹, 비전 안 보이니 헤매는 것”…“윤씨” 지칭 후 정정하기도
- 윤석열, 선대위 해체 겪고 오세훈·박형준 만남…“많은 것 배워”
- 국회 윤리자문위,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제명 의결
- 法 “접종-미접종 감염 차이 안 커” 방역당국 “어떤 근거로…큰 차이”
-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입법 초읽기… 노동계 ‘환영’ 재계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