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 달 만에 공중분해된 윤석열 선대위.. 달리 누굴 탓하랴
2022. 1. 6. 0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어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퇴진을 포함한 중앙선대위 해체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깊이 반성하고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그간 보여 온 리더십이나 말실수 시리즈를 볼 때 미덥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 참여 선언 반년이 지나도록 반문(反文) 정권교체의 깃발에만 매달렸을 뿐 '정권교체 그 후'에 대한 국정 철학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준 게 없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어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퇴진을 포함한 중앙선대위 해체를 선언했다. 그 대신 기동성 있는 실무형 선대본부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지지율 급락 위기 속에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윤 후보는 “많은 국민께서 과연 정권교체가 가능한 것인지 걱정하고 계신다”며 “다,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다”라고 했다.
둘의 불안한 동거가 33일 만에 파국을 맞은 건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원톱 전권을 둘러싼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지난해 12월 3일 겨우 합류했지만 봉합의 성격이 짙었다. 실제로 자영업자 손실보상금 100조 원 등 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윤핵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윤 후보의 실언(失言)이 이어지자 “후보는 연기만 잘하라”는 말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별의 순간’이란 덕담으로 엮였던 둘의 관계는 그렇게 끝났다.
윤 후보는 ‘상왕(上王) 프레임’은 벗었지만 이젠 홀로 정치력을 입증하고 대선 후보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다. 윤 후보는 “깊이 반성하고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그간 보여 온 리더십이나 말실수 시리즈를 볼 때 미덥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 참여 선언 반년이 지나도록 반문(反文) 정권교체의 깃발에만 매달렸을 뿐 ‘정권교체 그 후’에 대한 국정 철학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준 게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구축에 나서며 대장동 터널에서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는 윤 후보도 인정했듯 그 자신의 문제다. 현 정권에서 적폐수사를 주도하던 그가 왜 국민의 부름을 받게 됐는지 초심을 잊은 듯했다. 특수부 검사들의 폐쇄적 엘리트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치 위에 군림하는 자세를 보였던 것은 아닌가. 부인 문제 대응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흥분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직언을 하는 참모가 없고 학교 동창, 검사 출신 등 편한 사람들이 주변을 에워쌌다. 말은 많지만 메시지는 ‘공정과 상식’ 외엔 남는 게 없었다. 피의자를 다루는 듯한 거친 용어까지 남발해 2030세대에게 ‘꼰대’ 이미지만 심어줬다.
최근 윤 후보의 이미지는 정치에 대한 미숙함에 국정을 맡겨도 되나 하는 불안함까지 겹친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 배제, 선대위 해산 자체가 위기의 근본 해법이 될 수는 없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진정성과 절박감을 갖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조치가 위기 탈출의 계기가 될지, 패착의 수렁으로 빠지는 길이 될지는 윤 후보 자신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달렸다.
둘의 불안한 동거가 33일 만에 파국을 맞은 건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원톱 전권을 둘러싼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지난해 12월 3일 겨우 합류했지만 봉합의 성격이 짙었다. 실제로 자영업자 손실보상금 100조 원 등 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윤핵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윤 후보의 실언(失言)이 이어지자 “후보는 연기만 잘하라”는 말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별의 순간’이란 덕담으로 엮였던 둘의 관계는 그렇게 끝났다.
윤 후보는 ‘상왕(上王) 프레임’은 벗었지만 이젠 홀로 정치력을 입증하고 대선 후보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다. 윤 후보는 “깊이 반성하고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그간 보여 온 리더십이나 말실수 시리즈를 볼 때 미덥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 참여 선언 반년이 지나도록 반문(反文) 정권교체의 깃발에만 매달렸을 뿐 ‘정권교체 그 후’에 대한 국정 철학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준 게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구축에 나서며 대장동 터널에서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는 윤 후보도 인정했듯 그 자신의 문제다. 현 정권에서 적폐수사를 주도하던 그가 왜 국민의 부름을 받게 됐는지 초심을 잊은 듯했다. 특수부 검사들의 폐쇄적 엘리트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치 위에 군림하는 자세를 보였던 것은 아닌가. 부인 문제 대응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흥분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직언을 하는 참모가 없고 학교 동창, 검사 출신 등 편한 사람들이 주변을 에워쌌다. 말은 많지만 메시지는 ‘공정과 상식’ 외엔 남는 게 없었다. 피의자를 다루는 듯한 거친 용어까지 남발해 2030세대에게 ‘꼰대’ 이미지만 심어줬다.
최근 윤 후보의 이미지는 정치에 대한 미숙함에 국정을 맡겨도 되나 하는 불안함까지 겹친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 배제, 선대위 해산 자체가 위기의 근본 해법이 될 수는 없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진정성과 절박감을 갖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조치가 위기 탈출의 계기가 될지, 패착의 수렁으로 빠지는 길이 될지는 윤 후보 자신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달렸다.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처음 윤석열로 돌아갈것” 불안한 마이웨이
- 윤석열, 여의도역 출근인사…이준석 ‘연습문제’ 중 하나 풀었다
- [김순덕 칼럼]정권교체 위해서라면 연기인들 못하랴
- 이준석 “청년지지 올릴 ‘연습문제’ 제안 거부당해… 尹 무운 빈다”
- 김종인 “윤씨” 지칭하며 작심 비판… “그 정도 판단 능력이면 같이 못 가”
- 이재명 “민주진영 단결”… 광주서 이낙연 손 맞잡고 ‘원팀’ 과시
- 오스템 직원, 잠적前 680억 금괴 구매… 가족들 “윗선이 횡령 지시”
- [단독]“새 韓美작계에 中대응 포함시키고, 韓도 동맹차원 대만방어 기여해야”
- [속보]北 “어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700㎞ 표적 명중”
- 국방부, 성주 사드기지에 이틀 만에 물자 추가 반입…70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