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아 혼술족 푹 빠졌다..옥수수로 만든 이 술의 정체

진영화 2022. 1. 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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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시대에 주류 시장 주도권을 쥔 '혼술족'의 관심사가 위스키로 번졌다. 침체 일로를 걷던 위스키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위스키 수입액은 작년 1~11월까지 1억543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위스키 수입액이 늘어난 건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수입 주류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한잔 마시려면 '소맥'은 과하고, 한 번 따면 다 마셔야 하는 와인은 비싸다고 생각한 혼술족들이 위스키로 관심을 옮긴 것"으로 분석했다.

위스키 중에서 생활형 애주가들의 관심은 유독 미국 위스키 버번(Bourbon)에 집중되고 있다. 버번이 관심을 받는 이유로 업계와 소비자 모두 '가성비'를 꼽는다. 버번 애호가 직장인 김동훈 씨(31)는 "싱글몰트는 비싸서 접근성이 떨어져서 버번을 택했지만 그렇다고 버번의 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며 "높은 도수에 특유의 거친 맛, 묵직함, 바닐라향에 빠져 다양한 버번을 즐긴다"고 말했다. 스카치 싱글몰트로 취향이 '진화'하기 이전 과도기 술 혹은 칵테일 기주(基酒)쯤으로 여겨졌던 버번이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다.

버번 위스키라는 이름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체 재료 곡물 중 옥수수 함량이 51%를 넘어야 한다. 원액을 제외한 인공 색소나 조미료를 첨가해선 안 되고, 불로 속을 그슬린 새 오크통을 사용해야 한다. 위스키를 병에 담을 때 알코올 도수는 40도 이상이면서 무엇보다 미국 땅에서 제조돼야 한다.

버번도 다른 위스키처럼 극소량 생산되는 '전설의 버번'으로 불리는 하이엔드급부터 입문자용까지 등급이 나뉜다. 국내에선 '버번 3대장'이란 별명이 붙은 와일드 터키, 메이커스 마크, 버팔로 트레이스가 입문자용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와일드 터키는 지난해 1~10월 매출액이 2020년 대비 359% 증가했을 정도다. 버번 붐이 일자 수입사가 바뀌어 시장에 뛰어드는 버번 브랜드도 늘고 있다.

이번주 기자평가단은 입문자용 버번 위스키 4종을 비교했다.

1위는 버팔로 트레이스가 차지했다. 진영화 기자는 "부드러운 캐러멜과 바닐라 풍미가 두드러지고, 약간 스파이시한 맛"이라며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밸런스가 우수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강민호 기자도 "강한 맛은 아니지만 바닐라, 민트, 오크, 과일향 등 다채로운 맛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며 "버번이 강하다는 편견과 달리 초보자들도 마시기 좋다"고 평가했다. 홍성용 기자는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과 품질 균형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2위는 와일드 터키81이다. 강민호 기자는 "부드럽게 들어와 강한 여운을 남기는 피니시"라며 "부담스럽지 않고 좋은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강영운 기자는 "와일드 터키101의 높은 도수에 망설이던 애호가들에게 좋은 술"이라며 "도수는 다소 낮췄으나 은은한 단맛은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와일드 터키101의 화끈함이 사라진 만큼 온더록보다는 니트로 먹는 게 좋았다"고 했다. 진영화 기자는 "상대적으로 단맛이 덜해 질리지 않고 목 넘김 이후 목에 남는 얼얼한 느낌이 매력적"이라면서도 "동일 브랜드의 타 제품에 비해 터프한 맛이 덜해 아쉽다"고 말했다.

3위는 메이커스 마크였다. 진영화 기자는 "캐러멜, 헤이즐넛 풍미의 단맛이 강하고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질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달짝지근한 버번을 선호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 있지만 잔을 비울수록 물린다"고 했다. 강영운 기자는 "단맛과 오크향의 조합이 가장 좋았다"며 "단맛이 타 제품에 비해 강하고 묵직함이 덜해 목 넘김에 부담이 없었다"고 했다.

4위는 에반 윌리엄스 블랙이다. 강영운 기자는 "가성비가 훌륭해 부담 없이 여러 병 사기 좋고 하이볼을 만들어 먹기에도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진영화 기자는 "비교한 버번이 가진 특징들을 하위 호환한 느낌"이라며 "개성이 뚜렷하지 않지만 낮은 가격이 압도적인 장점"이라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는 "전반적으로 향이 빈약한 느낌"이라며 "맛과 향이 약해서 개성이 약하다"고 했다.

[정리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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