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멀어지는 이준석·윤석열..'새판짜기' 尹에 李 "무운 빌겠다"(종합2보)

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김유승 기자 2022. 1. 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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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쇄신안 발표 후 "기대"..권영세에 제안 거부 당하자 "당무 충실"
尹, 김종인과 결별하며 무한책임 선택..중소기업인 행사로 일정 재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김유승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자당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을 두고 내린 평가는 종일 긍·부정을 오갔다. 이 대표가 이날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윤 후보의 '무운(武運·전쟁 따위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을 빈다'였다.

이날 선대위가 해체된 자리에 들어선 선대본부를 이끌 적임자로는 2012년 대선을 경험한 권영세 의원이 낙점됐다. 권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물러난 사무총장직도 맡게 됐다.

윤 후보는 당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쇄신안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하고 철저한 실무형 선대본부를 구성하겠다"고 천명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3일 '선대위 전면 개편'을 꺼내들며 자신과 갈등을 빚은 지 이틀 만에 사실상 홀로서기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윤 후보는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며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 우려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동안 제게 많은 조언과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해주신 김 위원장께는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계속해주시길 부탁드렸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윤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 따라 당내에서 제기된 '이준석 책임론'에 대해선 "좋은 결과는 모두의 노력으로 이룬 것으로 다함께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땐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저의 책임"이라며 모든 건 '본인 책임'임을 강조했다.

쇄신안을 발표한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일정을 재개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사실상 해촉하는 선대위 해체를 발표한 후, 권영세 본부장과 비공개 회동한 이 대표는 "오늘 선대위의 개편 방향은 큰 틀에서 보면 제가 주장한 것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며 긍정 평가를 내놨다.

이어 "저는 명시적으로 권 본부장에게 '연습문제'를 드렸고 이걸 어떻게 풀어주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협력 관계가 어느 정도 결합도(를) 갖고 이뤄질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대위 해산 발표 기자회견을 시청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하지만 이 대표의 이같은 입장은 4시간여 만에 번복됐다. 자신이 제시한 '연습문제'가 거부당했다고 판단하면서다.

이 대표는 오후 7시44분쯤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거부됐다"며 "3월9일 윤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 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연습문제'는 6일 윤 후보가 지하철역 인사에 나서는 것 등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5일 기자들에게 공지된 윤 후보의 6일 일정에는 이 대표가 제안한 일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본인이 대선 때까지 당사 방 하나에 야전침대를 놓고 숙식을 해결하며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도 전달했었다 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무운을 빈다'며 매우 의례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안 후보에게 했던 표현을 자당 후보인 윤 후보에게도 사용한 셈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제안이 거부됨에 따라 6일 예고된 의원총회에도 불참할 방침이다. 의총에 앞서 비공개로 열릴 최고위원회 회의는 일단 소집된 상황이다. 최고위 회의에는 윤 후보도 참석이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의 새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된 권영세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윤 후보와 결별하게 된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쇄신안 기자회견 직후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에 재합류할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지금부터 누가 단일화를 해서 대통령이 되든 나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윤 후보의 측근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윤 후보 측근이 물러나는 모양새는 취했다'고 하자 "그게 물러났다고 물러난 것이냐"라며 "지금도 밖에 직책도 없는 사람이 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윤 후보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와 만남까지 거론하며 "경선 과정에서부터 윤 후보가 나를 종종 찾아오면서 내가 한 얘기가 있는데 그것도 지켜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후보 교체론'에 대해서는 "후보 교체라는 것은 지금 있을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윤 후보의 쇄신안에 대해 이날 윤 후보와 같은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당 이야기"라며 그럼에도 "잘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려고 나왔다"며 "제가 당선돼서 정권교체를 하고 시대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같은 날 오후 SBS '8시 뉴스'에 출연해서도 '윤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김종인 전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어떤 계기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분이 있고 없고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어 안 후보는 윤 후보에 대해 "다른 당 후보라서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지금의 이런 혼란한 상황들이 잘 수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대기구 정책본부장은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 원희룡 전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이 맡는다.

권 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어디까지나 기능 위주로, 방만한 조직으로 다시 확대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일 중심으로 평가받겠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고 틀은 이번 주 내에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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