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내 제안 거부당해".. 권영세 "앞으로 의견 반영"

김승재 기자 2022. 1. 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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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후보·대표 물밑 신경전 계속
李 "지하철 인사 등 7번이나 요청
후보 일정서 다 빠지고 설명 없어"
"尹 무운빈다" 선거운동 불참 시사
청년간담회 항의사태
李 "내가 배후? 진짜 환멸 느낀다"
尹 "박성중 발언, 제가 대신 사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며 선거운동에는 적극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5일 밤 “저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 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해 제안을 (윤석열 후보에게) 했고,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된 권영세 의원을 만나 윤 후보에게 일정과 인사 등과 관련한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이 윤 후보로부터 거부당했다고 공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윤 후보 기자회견 직후에는 “상당한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지만 밤들어 다시 윤 후보와 대립했다. 권 본부장은 “선대위 해체와 새 선대본부 구성 등 급박한 상황으로 당장 내일 일정 조정이 여의치 않았다”며 “앞으로 이 대표의 좋은 의견은 후보 일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武運)을 빈다.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했다. 선거 운동에는 적극 참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권영세 신임 선대본부장과 면담하며 윤 후보가 지하철역에서 출·퇴근길 인사를 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젠더 문제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인사를 선대본부에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님께 ‘연습문제’를 드렸고, 어떻게 풀어 주시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신뢰 관계나 협력 관계가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2022.01.05 이덕훈 기자

하지만 이날 저녁 공지된 윤 후보 6일 일정에 이 대표 제안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고, 그 경위에 대해 윤 후보 측 설명도 없어 이 대표는 자신의 제안이 거부됐다고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주변에 “지하철역 출·퇴근길 인사는 겸허한 모습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취지로 윤 후보에게 직·간접적으로 7번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본부장은 본지 통화에서 “우리가 지금 큰 변화를 겪고 있고 내일 예정된 다른 일정도 많아 당장 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실망해서 페이스북에 그렇게 쓴 것 같다”며 “앞으로 일정과 관련해 이 대표와 협의하고 반영할 것은 반영하겠다고 전했다”고 했다. 당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탓이지 이 대표 제안을 거부한 게 아니란 취지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 있었던 ‘이준석 계열’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라는 이야기는 해명이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고도 했다. 이 대표의 이런 언급은 국민의힘 국민소통본부가 이날 주최했던 ‘전국 청년 간담회’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소통본부는 윤 후보가 참석한다고 공지하고 화상으로 회의를 개최했는데, 윤 후보가 스피커폰 통화로만 참석해 참가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행사를 기획한 박성중 국민소통본부장은 참석자들의 불만 표시와 관련해 “민주당과 이준석계가 막 들어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진짜 환멸을 느낀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5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만찬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이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행사로 인해 청년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박성중 의원의 부적절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 박 의원에게는 후보로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날 낮까지만 해도 이 대표와 윤 후보는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 대표 사퇴론에 대해 “이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주길 기대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윤 후보의 선대위 해체 결정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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