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열 없는 석열팀이냐"..윤석열, 청년간담회 '노쇼' 논란

윤석열 "청년들에게 큰 실망 드려 죄송..두번 다시 이런 일 없을 것"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김종인 체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청년 중심 선거 조직을 꾸리겠다고 공언했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일 당에서 주최한 '온라인 전국 청년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청년들이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에 국민소통본부 주최로 온라인 전국 청년 간담회를 열고, 이 자리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행사 시작 20분이 지나서도 윤 후보가 도착하지 않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사무총장에서 사퇴한 권성동 의원이 즉석에서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고, 윤 후보는 스피커 폰으로 "제가 가야 되는데 긴급한 일이 있어서 가지 못했다. 청년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 다 같이 뜁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권 의원이 "박수"를 요청하자 간담회에 참석자 중 누군가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라고 말하고, 일부 참석자들이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 상황은 영상으로 남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청년과 소통하겠다'고 일신을 다짐했던 윤 후보가 당일 청년 간담회에 불참한 것과, 행사장에서 스피커폰으로 불참을 통보한 사실 등이 패러디 대상이 되기도 했다. "비대면 간담회 속에서 또 비대면 참석한 거면 '비비대면'인가", "폰석열이라는 새 별명이 생겼다", "홍철 없는 홍철팀'처럼 '석열 없는 석열팀'이냐" 등의 비판이 나왔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박성중 국민소통본부장은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해당 행사와 관련해 "애로사항 없이 쭉 진행했다"면서 "청년들 중에 이준석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막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우리가 전국의 청년 당원 225명을 사전에 초청해 세팅을 했다"며 "민주당 쪽에 알려져 훼방을 놓으니 그 중 일부를 못 들어오게 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후보는 이날 밤 10시 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기존 선대위 국민소통본부의 청년간담회 행사로 인해 청년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저의 참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국민소통본부에서 참석 예정이라 공지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오늘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한 저를 반성하고 잘 하겠다 다짐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면목이 없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며 "청년들의 비판 달게 받겠습니다. 박성중 의원에게는 대통령 후보로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또한 박성중 의원의 부적절한 사과문에 대해서도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 실무자가 잘못 보냈다,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여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들어왔다는 해명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데 우리편 청년과 다른편 청년을 편가르면 되겠느냐. 지금껏 저의 행보에 있어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도 철저하게 반성하겠다"고 했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