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해로 탄도미사일 한 발..문 대통령 "대화 끈 놓지 않아야"
[경향신문]
김정은, 국방력 강화 의도
NSC 연 정부 “우려” 표명
도발로 규정은 따로 안 해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올해 첫 무력시위다.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 이후 지속되는 국방력 강화 기조를 반영하고 한·미의 변화를 압박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10월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이후 78일 만이다. 올해 첫 발사 기준으로 보면 전년보다 2주가량 빠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8시10분쯤 북한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사거리와 고도 등 구체적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국방력 강화기조에 따른 예정된 일정이라는 의견과 한반도 정세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주장이 함께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말 전원회의에서 불안정한 한반도의 군사상황·국제정세 흐름에 따라 8차 당 대회 과업을 지속 추진하고 국방력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기존 계획에 따른 무기체계 개량에 해당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내부 전력화 실전배치를 한 대구경방사포(KN-25), 단거리전술미사일(KN-23) 등의 성능개량 및 숙달훈련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한·미를 압박하고 한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한반도 정세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발사를 감행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대화 선결조건인 이중기준·적대시정책 철회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이뤄진 점이 주목된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3기를 앞두고 잔칫상에 재를 뿌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올림픽 폐막까지는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빗나간 셈이다.
정부는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우려’를 표명하는 수준에서 대응하며 대화를 강조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발사에 우려를 표명하고, 남북관계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북핵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전화로 협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에서 “이런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문 대통령이 남한 최북단 역에서 임기 말까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의미가 퇴색됐을 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 불확실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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