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억 횡령' 오스템임플란트, 펀드 투자주의보로 번져

하나은행, 77개 펀드 가입 중단
횡령 혐의 직원 파주서 체포

오스템임플란트 누리집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 중 일부가 신규 판매를 중단하거나 편입 비중 등을 고객에게 알렸다.

5일 하나은행은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의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77개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편입 비중을 알리고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가 재개되면 주가 하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어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알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고객들에게 펀드 내 오스템임플란트의 비중을 안내할 예정이다. 특히 정기 적립식으로 추가 자금을 자동이체하는 고객들에게 투자의 위험성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판매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펀드판매 중단 상황을 파악해보겠지만,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문제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도 고객들에게 오스템임플란트 편입비율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증권사들은 이 종목의 편입 비중이 1%에 못미치는 펀드들이 많아 전체 수익률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헬스케어 주식에 집중 투자한 일부 사모펀드는 편입비중이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고액자산가들의 피비(PB)를 통한 문의가 많았다.

고객이 직접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펀드가 적지 않다. 지난 4일 기준 ‘타이거 의료기기’ 이티에프는 오스템임플란트 비중이 7.09%에 이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거래정지 직전 시가총액이 2조원대로 코스닥 20위에 올라 있어 코스닥150지수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코덱스 코스닥150’(1.23%) 등 여러 지수 이티에프에도 들어갔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이티에프의 경우 순자산가치가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정지 전 가격으로 산출돼 투자에 유의하라는 공시를 냈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 이티에프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순자산가치와 괴리율이 커지고 있다. 이들 펀드는 기초지수 구성이 바뀌어야 오스템임플란트 비중도 조정할 수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드의 거래가 재개돼야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제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아무개(45)씨가 1㎏짜리 금괴를 수백억원대 규모로 산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밤 경기 파주에 있는 이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던 과정에서 건물 다른 호실에 숨어있던 이씨를 발견해 체포했다.

노지원 한광덕 이경미 고병찬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