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대선 두달 남기고.. 윤석열 홀로 남았나, 버려졌나

임재섭 2022. 1. 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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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결별, 측근 권성동 사퇴
'선대위 해체'로 홀로서기 선언
尹의 승부수 평가는 엇갈려
선거흐름 뒤집기 역부족 분석
"선택 여지 없었을 것" 의견도
대선을 63일 앞둔 5일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홀로서기'를 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윤 후보와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 발표를 시청한 후 외부로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 전 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울산회동'을 통해 품으려 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도 결별을 선언했고, 최측근으로 불렸던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 등도 모두 물러났다.

개악인가, 묘안인가. 윤 후보가 던진 승부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전문가들은 선대위 해체까지 결단한 현 상황에서는 선대위 조직 구성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기보다는 윤 후보 본인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입증해야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여러 갈등에도 불구하고 결국 현 사태는 최종 결정권자 위치에 있는 윤 후보의 리더십 역량과 능력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책적 지식이나 대안 부재, 그를 둘러싼 가족의 문제, 말실수 등 스스로 지지율 하락을 자초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후보 본인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선거 경험이 없고 '정치 초보'인 윤 후보가 중도 보수층을 안기 위한 카드인 김 전 위원장과 2030을 대변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없이 '개인기'로 지지율을 반등시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며 선대위 해체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에게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며 "제 가족과 관련된 문제로도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윤 후보는 "국회의원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께서 듣고 싶어하는 그 말씀을 드리겠다"며 "제게 시간을 좀 내달라"고 말했다. 낮아지는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안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늘 말씀드리지만, 선거 캠페인을 서로 벌이고 있는데 단일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결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과 싸워야 할 선대위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윤핵관'과 '이핵관'으로 나뉘어 끊임없는 내홍이 일어난 끝에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둘 다 잘라낸' 극약처방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 역전의 발판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저도 선대위의 개편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지만, 선대위 개편이 쇄신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갈등의 산물이라 비치면 안 되는데, 지금은 김 전 위원장까지 모두 사퇴하게 되면서 갈등의 산물로 인한 정리로 비치면서 쇄신 의미가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낮아지고 있는 중도층의 호응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면 조금 더 정치력을 발휘 했어야 하는데, 상당히 아쉽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교수도 "글쎄, 상당히 미봉책으로 보이고 큰 그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세부 계획도 제시가 안 돼 있다"며 "전략이나 인적 구성이라는 측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정도의 상태가 제1야당의, 60일 정도밖에 안 남은 선거 캠프냐는 기준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미흡하지 않느냐"며 "선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겠느냐는 점에서 상당히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는 관찰자인 유권자뿐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윤 후보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대통령이 될 사람이 '연기를 한다'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총괄선대위원장을 그대로 둘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준석 대표에게도 '대표로 역할을 잘해주길 기대한다'는 말 이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미흡한 점이 있다면 모든게 다 후보인 제 책임이고 진영이 갖춰지면 국민들에게 보다 진솔하게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는 감동적인 메시지가 핵심인데, 이런 부분들이 진솔하게 다다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처가 의혹 같은 것도 있는 그대로, 밝힐 것은 다 밝히고 토론도 정정당당하게 (정면승부) 하는 게 제일 낫다는 생각"이라며 "윤곽은 나왔겠지만 30~40대를 전진 배치하고 정책 등에서 핵심적인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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