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오만한 기술, 작아지는 인간

이규화 2022. 1. 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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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별세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간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AI)의 출현을 인류가 멸망한다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인간이 과학기술로 만들어낸 AI가 인간을 옭아매는 사슬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호킹 박사가 든 인류멸망 시나리오의 다른 3가지 원인, 기후변화·인공 바이러스의 침습·핵전쟁도 모두 과학기술이 기반이다.

이미 인류는 2세기 전부터 과학기술의 무한 발달이 가져올 비극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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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의 정치 실라 재서노프 지음/김명진 옮김/창비 펴냄

4년 전 별세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간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AI)의 출현을 인류가 멸망한다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인간이 과학기술로 만들어낸 AI가 인간을 옭아매는 사슬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호킹 박사가 든 인류멸망 시나리오의 다른 3가지 원인, 기후변화·인공 바이러스의 침습·핵전쟁도 모두 과학기술이 기반이다. 이 네 가지 중 적어도 두 가지, 기후변화와 인공 바이러스의 공격은 현재 진행 중인 리스크다.

고삐 풀린 과학기술은 주인(인간)을 해친다. 이미 인류는 2세기 전부터 과학기술의 무한 발달이 가져올 비극을 우려했다. 책은 인류가 과학기술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담고 있다. 저자 실라 재서노프 하버드대 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과학기술과 정치·정책·법 사이의 상호작용을 비판적으로 해부해온 학자다. 과학기술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제도 및 정책을 연구하는 '과학기술학'(STS;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의 개척자다.

저자는 유전자 조작에서 디지털 프라이버시까지, 눈부신 과학기술의 진보가 맞닥뜨린 윤리적 법적 사회적 곤경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된 인도 보팔 가스누출사고와 코로나19의 확산, 기후위기, 생명윤리 논란을 낳고 있는 맞춤아기, 대리모산업의 위험성을 짚고 디지털 혁명이 어떻게 사상의 자유를 침식하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과학기술이 온전히 인류의 이기로 복역하게 하려면 윤리적인 거버넌스를 확고히 세울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의 힘을 관리하는 데 참여한 이들은 주로 기술관료나 과학자, 금융가였다. 반면 대중들은 무력한 소비자로서만 남아 기술진보의 방향에 대해 전혀 발언권이 없었다. '기술 통치'라는 게임의 규칙을 자본과 산업, 대의제 대리인들로부터 환수해 민주적 이성적 제도적 통제 아래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지능을 업수이 여기는 AI출현만은 막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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