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랄프를 구해주세요

한겨레 2022. 1. 5. 18: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14만1433마리.

2020년 실험에 쓰인 동물의 수이다.

그 영향으로 멕시코는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북미에서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의 제조,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한 최초 국가가 되었다고 한다.

정부 주도로 정책을 수립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정부와 시민들이 함께 모여 논의한다면 동물의 고통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신해현 | 한남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414만1433마리. 2020년 실험에 쓰인 동물의 수이다. 전년 대비 11.5% 증가한 수치였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20년 실험동물 사용 실태에 따르면 실험동물은 대부분 백신과 같은 의약품 개발 등에 이용되었다. 의약품을 개발하려면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법적 요구사항 확인을 위해 규제 시험을 필수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에 비해 암울한 결과였다. 이제는 우리 삶에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한 존재로 자리잡은 동물이다. 하지만 ‘실험 대상’으로서의 동물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가혹해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동물보호를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먼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2021년 국제동물보호단체와 할리우드 감독, 배우가 만든 <랄프를 구해줘>(Save Ralph)라는 단편영화가 있다. 동물실험에 투입된 후 한쪽 눈의 시력과 한쪽 귀의 청력을 잃은 토끼 랄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영상은 공개되자마자 큰 화제가 되었고, 에스엔에스(SNS)에서는 #SaveRalph(세이브랄프) 캠페인이 진행됐다. 그 영향으로 멕시코는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북미에서 동물실험을 한 화장품의 제조,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한 최초 국가가 되었다고 한다. 이는 시민들의 변화된 인식이 정책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 주도로 정책을 수립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정부와 시민들이 함께 모여 논의한다면 동물의 고통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기업과 소비자는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의 행동은 기업 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마케팅도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동물실험 등을 거쳐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거니즘 운동’을 비롯해 ‘윤리적 소비’, ‘지속가능한 소비’ 등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고, 동물성 원료 대신 자연 유래 친환경 성분만을 사용하는 화장품을 말한다. 한 화장품 제조 기업은 2020년 6월 비건 친화 브랜드를 선보인 데 이어 2021년 2월에는 클린 뷰티 브랜드를 발표했다. 다른 화장품 브랜드는 2020년 6월 순수 당근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 크림과 수분 패드, 수제 비누 등 3종으로 구성된 브랜드 최초의 비건 라인 제품을 출시했다. 이렇듯 사고의 전환 과정 속에서 기업은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소비자들도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상’에서의 노력이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동물과 함께 살아왔고 동물은 이미 인간 삶의 일부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동물보호를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동물실험 금지는 물론 동물의 복지를 내세운 ‘착한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윤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 나아가 동물의 권리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동물의 행복을 추구하는 변화를 꾸준히 이어나갈 때,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