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지휘자들이 휘젓는다, 전설적 연주자들 몰려온다

임석규 2022. 1. 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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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클래식 공연계 기지개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핀란드 출신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 케이비에스교향악단 제공

코로나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든 올해 클래식 공연계에선 전설적 연주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거장 지휘자들도 다시 찾는다. 국외 연주자들의 발이 묶이고 공연장에 빗장이 걸렸던 2020~2021년과 분위기가 다르다. 국내 연주자들과 연주단체들도 마냥 움츠러들지 않고 활로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구체적 일정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는 벨기에 출신 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 코리안심포니 제공

외국인 지휘자 4인방 시대

공교롭게도 올해는 ‘외국인 지휘자 4인방’이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를 휘젓는다.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을 새로 이끄는 핀란드 출신 피에타리 잉키넨의 열쇳말은 핀란드 작곡가 잔 시벨리우스와 바이올린이다. 첫 정기연주회(1월29일)에서 ‘카렐리아 서곡’과 ‘레민케이넨 모음곡’을 연주하는 등 덜 알려진 시벨리우스 작품들을 많이 선보인다. 바이올린 주자였던 잉키넨은 협연도 바이올린에 집중하는데, 러시아 거장 바딤 레핀(2월26일)과 클라라 주미 강(9월28일)이 협연자로 나선다. 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을 새로 맡은 다비트 라일란트는 취임연주회(1월23일)에서 슈만의 교향곡 2번으로 첫인사를 나눈다. ‘프랑스적이되 독일적 감수성을 지닌 지휘자’로 평가받는 그의 폭넓은 독일·프랑스 레퍼토리가 기대를 모은다. ‘뉴 웨이브’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코리안심포니는 ‘연주자-작곡자-지휘자’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기획들로 ‘지속 가능한 클래식’의 길을 찾아 나선다. 임기 3년차에 접어든 서울시향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는 첫 정기공연(1월29일)을 세곡의 레퀴엠으로 채운다. 모차르트의 레퀴엠 외에 라우타바라의 ‘우리 시대의 레퀴엠’, 다케미쓰의 ‘현을 위한 레퀴엠’을 선보인다. 오는 7월 경기필하모닉을 떠나는 마시모 자네티도 ‘고별곡’으로 베르디의 레퀴엠(7월23·25일)을 골랐다.

첫 내한공연이 예정된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스트미디어 제공

‘전설의 피아니스트’ 첫 내한

마침내 국내 청중도 전설적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실연(5월25일)을 접할 수 있을까. 많은 음악팬이 고대해온 첫 내한공연인데, 그의 나이가 80살에 이르러 여전히 변수가 있다. 이탈리아 태생으로, 1960년 18살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퓰리처상 음악비평 부문을 수상한 해럴드 숀버그는 명저 <위대한 피아니스트>에서 그를 ‘단연코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라고 상찬한다.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2월14·15일)도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완벽한 기교와 특유의 제스처로 ‘비싼 몸값’을 과시하는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2월23일)한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는 지난해 ‘디아벨리 변주곡’에 이어 올해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5곡)을 연주(6월4·5일)한다. 1980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베트남 피아니스트 당타이선(8월21일)과 ‘초절정 기교’에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로 유명한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 공연(6월19일)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이스라엘 태생의 이츠하크 펄먼(11월9일)과 독일 출신 율리아 피셔(12월7·8일)의 공연이 단연 눈에 띈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5월1일)는 언제나 인기 있는 연주자다. ‘지상 최고의 테너’로 불리는 요나스 카우프만(5월31일·6월3일)도 만날 수 있다.

런던심포니를 이끌고 한국을 찾는 지휘자 사이먼 래틀. 빈체로 제공

마에스트로의 귀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를 뒷받침하는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가 한국에서 첫 공연(6월21·22일)을 한다. ‘젊은 거장’인 음악감독 야니크 네제세갱의 지휘로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 등 ‘메트’의 주역들을 대동한다. 베를린 필을 이끌었던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10월14·16일)의 공연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야프 판즈베던은 오는 7월 음악감독을 맡은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12월엔 주빈 메타가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하는데, 여기에도 협연자로 조성진이 활약한다. 아버지 네메 예르비, 동생 크리스티안 예르비와 함께 ‘3부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파보 예르비는 자신이 창단한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3년 만에(9월3일) 한국을 찾는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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