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CPTPP서 韓은 중요 파트너..올 양국협력 안정될 것"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2022. 1. 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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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해외 특별인터뷰] 장옌성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
中 성장률 5%대 전망..내수·투자 안정 위해 금리인하 지속
G2 디커플링은 결국 미국에 손해, 다시 中기업 찾게 될것
일자리 도움 큰 외국계 기업 '공동부유 정책' 우려는 과도
[서울경제]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면서 지난해 성장률은 8%를 달성했고 올해는 5%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의 중국·미국 갈등은 조선전쟁(한국전쟁) 때의 상감령 전투처럼 될 것입니다. 당시 미국은 대규모 폭격에도 중국의 저항으로 상감령을 차지할 수 없었고 결국 전쟁을 그만하자고 했습니다.”

장옌성(69·사진)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연구원은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중국 경제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그동안 건전 재정을 유지한 중국에 인하 여력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은 결국 미국 시장에 손해가 될 것”이라며 “뉴욕증시가 다시 중국 기업을 원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갈등과 관련해서는 최근 중국에서 항미원조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국전쟁의 상감령 전투에 빗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CIEE는 중국 정부의 대외 경제 정책에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는 관영 싱크탱크다. 장 수석연구원은 인민대 등 학계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지난 2017년부터 이곳의 수석연구원을 맡고 있다. 1994년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무역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공로로 중국 최고 권위의 ‘쑨예팡 경제과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이야기가 많다. 올해 전망을 어떻게 보나.

△지난해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가 ‘6% 이상’이었는데 현재 8%를 달성하는 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올해 목표로 5% 이상도 가능할 듯하다. 물론 성장 속도가 중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올해 소비와 투자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지난해 말 은행 지급준비율과 대출우대금리(LPR)를 잇따라 인하했다. 미국 등 다른 나라와 통화 기조가 다르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충격에서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돈 풀기를 가장 많이 했다. 반면 중국은 경기 부양을 가장 적게 한 나라다.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도 중국은 부채율도 줄였다. 현재 중국은 통화 완화 여지가 많다. 특히 그동안 여행·요식업, 개인사업자들의 어려움이 컸는데 정부는 이들 분야를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은 올해 금리를 올리겠지만 중국은 계속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요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요가 높아져야 중국과 유럽 등의 수요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 중국 경제는 계속 안정적이어야 한다.

-중국 정부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내세우고 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미국은 중국과 과학기술에서 디커플링하려고 한다. 미국은 이제 중국에서 필요로 한 기술을 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반드시 자립자강해야 한다. 한국도 일본이 소재와 부품 등을 팔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 정책에 대해서 외국 기업들은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부담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공동부유는 지역 간 및 도농 간, 개인 간 소득 차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외국계 기업은 취업 문제, 저소득층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했다. 이는 공동부유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중국은 철저한 방역 정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일단 진정시켰다. 득실이 있다면.

△얻은 것은 의료·보건 산업의 발전과 공급망 안보 , 그리고 한국·일본·아세안(ASEAN) 등 주변국의 중요성 인식이다. 잃은 것은 자유다. 출장도 어렵고 만남도 어렵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최근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젊은 층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거와 양육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게 너무 비싸서 출산과 양육에 대한 의지가 줄어들었다.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1~2년이 출산 의향이 가장 낮은 시기로 본다.

-중국이 참여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월부터 발효됐다. 중국은 또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도 가입을 신청했다. 주요 2개국(G2)으로서 중국의 기여 사항은 무엇인가.

△중국의 가입으로 RCEP와 CPTPP가 가장 중요한 경제체가 될 것이다. RCEP에서 중국이 공헌을 했고 CPTPP에도 공헌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에서의 CPTPP 비중은 중국이 없는 경우가 13%라면 중국이 포함되면 30%다.

-미국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한국전쟁 때 상감령 전투가 있었다. 미국이 아무리 폭격을 해도 상감령을 차지할 수 없었고 결국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을 맺었다. (최근의 미중 무역 전쟁 등 갈등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계속 공격하고 있지만 공격할수록 중국이 더 강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언젠가 미국이 “그만하자, 정전하자”고 할 것이다.

-미국이 뉴욕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을 퇴출시키는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중 어느 국가가 손해인가.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보물’이다. 모든 국가의 증시가 중국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기업이 중국과 홍콩에 상장하고 또 다른 나라로 가버리면 미국 자본에 손해다. 뉴욕증시에서 언젠가는 “다시 오라”고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무역 규칙을 미국이 주도해왔다. 중국은 변화를 원하나.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뒤 중국 경제는 크게 성장했다. 중국으로서는 만족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동안 자유무역·세계화를 통해 중국은 많은 이익을 봤다. 미국이 오히려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연기 등 한중 간 교류가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중 관계는 올해 가장 좋을 것이다. RCEP, CPTPP,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한중은 파트너다. 현재 한국에는 2개의 노선이 있는데 하나는 한중일이고, 다른 하나는 한미일이다. 우리는 이웃이다. 한중 수교 30년을 맞은 올해 한중 협력 관계는 더욱 안정화될 것이다.

-방금 상감령 전투에 대해 말했는데 한국인들은 ‘상감령’ ‘장진호’ 같은 항미원조 영화 상영 등 한국전쟁의 중국식 미화에 불편해 한다.

△(웃으며) 중앙선전부 동지들에게 앞으로 주의하라고 건의하겠다. 중국의 마음속에 있는 것은 미국이다. (한국전쟁의) 핵심은 중국과 미국의 전쟁이다. 더 주의하라고 하겠다. 한중 협력은 한국뿐 아니라 지역, 그리고 전 세계에도 중요하다.

/글·사진(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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