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오스템 내부통제, 제대로 작동했다면

서혜진 2022. 1. 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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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임플란트 국내 1위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초대형 횡령사건이 터진 것이다.

횡령사건에 휘말린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를 면한다고 해도 장기간 거래정지가 불가피하다.

증권업계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가 내부통제 시스템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는지가 향후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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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임플란트 국내 1위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초대형 횡령사건이 터진 것이다. 횡령액수는 이 회사 자기자본(2048억원)에 육박하며 2020년 영업이익(981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국내 상장사 횡령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회사가 석 달 가까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후폭풍은 거세다. 개인 및 기관 투자자뿐 아니라 은행, 증권사, 운용사 등 금융업계 전반으로 여파가 번지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은 오스템임플란트를 편입한 펀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국내 펀드는 106개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출을 해 준 은행들은 신용등급 재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관련 은행권 대출은 3000억원대다.

지난해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장 많이 나온 중소형주 중 하나가 오스템임플란트다. 중국 등 해외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낸 데다 임플란트 산업 자체 성장성도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인수합병(M&A) 등 재무적 기법을 통한 성장 기대감도 컸다. 이에 주가는 지난해 1월 4일 5만500원에서 12월 30일 14만2700원으로 1년 새 3배 가까이 뛰었다. 높은 기대감에 이 회사에 투자한 2만여명의 소액주주는 날벼락을 맞았다.

횡령사건에 휘말린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를 면한다고 해도 장기간 거래정지가 불가피하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한다면 개선기간(최대 1년)을 감안해 1년 이상의 거래정지도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거래재개 이후 주가 급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1만9856명, 주식 수는 793만9816주(지분율 55.60%)다. 거래중지 직전 주가 14만2700원 기준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주식 가치는 1조1400억원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하면서도 횡령 규모가 재무상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더라도 시가총액 2조원을 넘는 기업의 허술한 자금관리는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가 내부통제 시스템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는지가 향후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역시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무슨 이유로 작동되지 않았는지가 이번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측도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해 완벽한 재발 방지대책과 확고한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하고 실행, 주식 거래재개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주주들은 봉이 아니다. 망가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정도의 대책이 필요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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