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확률형아이템 이어 게임업계 '돈 버는 게임' 사행성 논란 강타

정인아 기자 2022. 1. 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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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 게임 좋아하는 분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

실제로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돈 버는 게임, 영어로 'Play to Earn' 이른바 'P2E' 게임이 열풍이라고 합니다.

돈 냄새를 맡은 국내 업체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선 이 P2E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단 판단에 국내에선 이 사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해외에서만 가능한 상황인데요.

게임업계가 요즘 이 문제로 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초 확률형아이템과 마찬가지로 사행성 논란이 재차 불거지는 모습인데요.

정인아 기자와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이 'P2E' 게임 이야기부터 해보죠.

게임을 하면서 진짜 돈을 벌 수 있나요?

[기자]

혹시 '쌀먹 게임'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게임 아이템을 팔아서 밥 사 먹는다는 의미인데요.

일종의 가상 세계인 게임 내에서 얻는 아이템이 현실 세계의 화폐가치로도 이어진다는 맥락입니다.

보통 게임에서 이기거나, 미션을 수행할 때 보상을 받죠.

이 보상을 가상화폐로 주면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에서 'Play to Earn', P2E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게이머들이 아이템을 사고팔아 현금화하는 그런 의미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P2E의 시초로 불리는 리니지라는 게임에서 유저들이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며 수익을 얻었는데요.

기존에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아이템을 현금화하고 돈을 쓰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놀면서 실제 돈을 번다는 개념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겁니다.

[앵커]

실제로 국내 게임사들이 이 시장에 많이 뛰어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엔씨와 넥슨, 넷마블 등 대형 게임 업체를 비롯해 중소형 업체들까지 P2E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넷마블은 올해 북미 자회사를 통해 '챔피언스:어센션'이라는 P2E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고요.

넥슨은 지난달부터 미국에서 가상화폐로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엔씨는 기존 게임에 NFT를 연계하는 버전을 해외 출시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또 P2E로 유명한 게임에 위메이드의 '미르4'가 있는데요.

캐릭터를 만들고, 임무를 수행하면 아이템인 흑철을 얻습니다.

이 흑철을 가상화폐로 바꿔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앵커]

게임사들이 단순히 돈 버는 게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가상화폐 거래소도 보유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건 무슨 얘기죠?

[기자]

앞서 설명드린 미르4의 경우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컴투스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의 2대 주주로 있고요.

자체 NFT 거래소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4월 '보라'라는 코인을 개발한 블록체인 개발사 웨이투빗을 인수했습니다.

게임회사들이 이런 방식을 전개하는 건 게임 서비스 수익뿐만 아니라 가상화폐를 현금화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문제는 국내에선 P2E 게임 비즈니스가 금지돼 있어서 해외에서만 출시가 가능한 상태라고요?

[기자]

게임 규제를 담당하는 문체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P2E 게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라는 P2E 게임이 출시돼 40만 명이 넘는 유저들을 끌어모았는데요.

게임위는 이 게임이 게임산업법에 위반된다면서 등급분류취소를 결정했습니다.

게임위는 '게임을 통해 얻은 유무형의 재화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 그리고 '경품 제공을 통한 사행성 조장'이 게임법상 금지돼 있다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결국 무돌 삼국지는 지난달 24일 앱 마켓에서 삭제됐고, 27일부터는 게임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앵커]

방금 전 언급하신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라는 P2E게임이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게임인 것 같은데요.

앱 마켓에서 게임이 삭제되자 이용자들은 현금과도 같은 아이템을 잃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고 합니다.

게임 운영이 중단됐다 다시 운영됐다는 보도를 본 것 같은데, 현재 정확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무돌 삼국지 개발사인 나트리스는 게임위를 상대로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과 등급분류결정 취소처분 취소소송을 시작했는데요.

법원이 임시집행정지 결정처분을 내리면서 일단은 나트리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나트리스는 "법원의 임시 결정에 따라 이달 14일까지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이후 서비스 진행 여부는 가처분 소송 최종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런 논란이 있음에도 게임사들이 P2E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P2E게임이 나온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 : 국내와 해외는 워낙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허가를 안 내 준다고 해서 해외에서 못할 이유는 없거든요. (정부가) 카지노 게임처럼 단순히 돈을 번다고 해서 엮어버리면 사실 많이 힘들 것 같고요.]

게임업계에선 정부가 P2E게임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해외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대선 주자들도 P2E게임에 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의견을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지난달, 유튜브 '김상회의 G식백과') : 저는 꼭 그걸 네거티브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쇄국하고 살 순 없기 때문에 (P2E게임이) 결국 세계의 일부잖아요. 그 흐름에 우리가 앞서가야죠.]

[안철수 / 국민의당 대선후보(지난달, 유튜브 '김상회의 G식백과') : 우선은 지켜보자, 그런 겁니다. 이미 (P2E게임을) 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한 1년 정도 지나고 나서 과연 이게 좋은 측면이 많은지, 나쁜 측면이 많은지….]

[앵커]

지금 대선 후보들 얘기 들어보면 P2E 게임에 대해 그리 나쁘지 않게 바라보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사행성 우려는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게임이 즐기기 위한 목적이 아닌 노동 수단 또는 도박으로 변질될 수 있어 게임산업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정현 /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 바다이야기 파문이 터져서 게임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던 그런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고요. 돈을 벌기 위해서 게임을 한다는 그런 발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사행성으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정부가 P2E 게임을 새로운 먹거리로 볼지, 아니면 사행성이 있다고 볼지 앞으로의 판단에 주목이 됩니다.

[앵커]

게임을 잘하면 그만큼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게 기본 구조인 만큼, 사행성 논란이 아예 없진 않은 것 같습니다.

반대로 게임업계에선 뭐만 하면 사행성 논란이다 뭐다 참 답답할 것 같단 생각도 들고요.

정인아 기자, 후속 취재 내용 계속해서 전해주시고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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