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1번 과학기술 정책은?.."중요 자리에 전문가 앉히는 것"
대선 후보들 과학공약 좋지만
과학도 결국은 인사가 만사
과기 인사추천위 제대로 가동
전문성 위주로 사람 뽑아야
20대 대선을 앞두고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홍장원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 의장(대한변리사회장)이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과학기술정책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만큼이나 적재적소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인사추천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해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요직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과연은 과학기술 관련 국정 운영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2011년 12월 출범한 단체다. 현재는 대한변리사회를 비롯해 한국기술사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지식재산포럼 등 13개 단체가 대과연에 참여하고 있다. 과학기술 관련 단체로는 기존에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한림원 등이 있었다. 홍 의장은 대과연은 정부 지원으로부터 독립된 순수 시민단체라는 점에서 이들 단체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의장은 "대과연은 시민단체로서 독립된 목소리를 낸다"며 "대과연에 함께하는 여러 단체가 있다. 통합된 목소리를 대선 주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과감한 정부조직 틀 재편 △과학기술 분쟁 해결을 위한 사법부 전문성 향상 △과학기술인의 정치 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융·복합적 과학기술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 네 가지를 제시했다.
행정과 입법, 사법 3부에서 각각 과학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행정부에는 과학부총리를 되살리고, 청와대에 과학기술수석비서관과 과학기술정책실장을 두고 과학기술계에서 검증된 인재를 등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법부 측면에서는 유럽과 같이 '기술판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의장은 "유럽에서는 통합특허법원이 출범하며 기술판사 제도를 도입했다. 기술 분쟁에 대해서는 과학기술을 아는 판사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도 재정비를 해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술소송에서도 고도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보다 법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입법부(국회)는 비례대표의 일부를 과학기술인에 할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각 당에서 전문가들로부터 검증된 사람을 추천받아 과학기술 관련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별로 나뉜 과학기술 정책을 통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 의장은 "지식재산 관련 정책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나뉘어 있고 통합이 안 된다"며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총리실 산하에 별도 지식재산처를 두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기술개발 자료보다는 헌법과 민법, 형법이 우선시되는 게 우리나라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과학기술에 투자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삼류 정책에서 일류 기술은 나올 수 없다"며 "일류 정책이 준비됐을 때 일류 기술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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