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쏜 날..文대통령 "대화의 끈 놓아선 안돼"

임성현,김성훈,김규식 2022. 1.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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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해상에 탄도미사일 발사
저강도 도발 일상화로 美압박
文임기말 남북관계 개선 찬물
동해선 단절구간 착공식서
文, 北 미사일 이례적 언급
"남북관계 정체 깊어질 우려"
日기시다 "北에 매우 유감"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5일 강원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착공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북한이 5일 미사일 도발로 무력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이후 78일 만이다. 임기 말 문재인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시도에 찬물을 끼얹은 데다 이날 동해선 미연결 구간 착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대화와 협력 의지를 무색하게 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8시 10분께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며 "현재 포착된 제원의 특성을 고려해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역대 최장인 5일간의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침묵을 지켰던 북한이 미사일로 뜻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동계훈련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발사도 훈련 성격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형 미사일 개발 일정에 맞춰 정세와는 별개로 발사 시험을 지속하는 차원일 수 있다. 국제사회 우려와 달리 북한의 국방력 강화라는 자체 프로세스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잇따른 무력시위처럼 남측과 미국에 종전선언 조건으로도 내세웠던 '이중 조건'을 철회하라는 압박으로도 분석된다. 중·저강도 도발을 일상화하면서 미사일 발사실험을 '도발'로 규정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던질 것이란 전망이다. 동시에 강경한 대북 제재를 유지하며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시위이기도 하다.

정부는 막판 남북관계 개선에 전력을 다하는 상황인 데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 같은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맞대응 수위를 조절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강원 고성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착공식에 참석해 이례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런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함께 노력하고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착공에 들어간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111.7㎞)은 현재 유일한 단절 구간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남북철도 현대화 사업의 일환이다. 남측 구간이 모두 연결되면 부산~나진 간 한반도통합철도망의 기반이 되고 향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과 연계해 유라시아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영상으로 열고 "국내외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해 9월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이어 10월 SLBM 발사에선 "깊은 유감"을 밝힌 것에 비해 수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작년 이후 북한이 연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도 "탄도미사일 등 거듭되는 발사를 포함한 일련의 북한 행동은 일본과 지역의 평화·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국제사회 전체에 심각한 과제"라고 비난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이날 북한 발사체의 낙하 지역에 대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변칙 궤도가 아닌 일반적인 탄도 궤도라면 500㎞ 정도를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불과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서며 가뜩이나 흥행 실패가 예상되는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임성현 기자 / 김성훈 기자 /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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