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털어낸 윤석열..젊고 작은 선대본부로 '배수의 진'
尹, 비대해진 조직 축소하고
젊은 실무진 위주 본부 구성
떠나간 2030세대에 러브콜
이재명과 정책 대결도 준비
기피하던 토론 적극 나설듯
후보선출후 끊임없는 악재
청년·보수층까지 등돌리자
한달새 지지율 10%P나 빠져
윤 후보는 젊은 실무진 위주의 본부 구성 방침을 밝혔다. 그는 "2030 표를 의식해서가 아니다"면서도 "청년층이 가장 세상을 넓게 본다는 걸 느꼈다. 20·30대는 기득권화돼 있지 않아서인지 이 세대의 의견이 어떻게 보면 가장 넓고 보편적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조직이나 팀을 관리하고 리드해나가는 역할은 연배가 있는 인사들이 하더라도, 실무를 주도하는 주축은 젊은 세대가 돼야 한다고 말하며 20·30대에게 어필한 것이다. 그는 "이번 윤석열 후보의 선거운동은 청년들과 함께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2030세대 남성의 지지가 큰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만의 2030 포섭 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관계가 좋은 권영세 의원과 손을 잡은 것도 이 같은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권 의원을 향해 "친분 관계가 있고, 선거과정에서도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서 상당한 신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젊은 층의 지지를 업고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날 곧바로 만찬회동을 하고, 홍준표 의원을 향해서도 도움을 요청하는 행보를 계속할 예정이다. 다만 윤 후보가 말한 2030세대 위주의 선거대책본부 구성이 단순히 새로운 얼굴 보여주기가 될 경우 신지예 전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영입 때와 같은 부작용이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의리 있는 검사' 이미지가 '내 식구 챙기기'로 비치는 데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기 위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3인방을 모두 대선 조직 밖으로 내보냈다. 당 사무총장과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권성동 의원과 당 전략기획부총장과 선대위 당무지원본부장이었던 윤한홍 의원은 이날 일제히 직책을 내려놓았다. 앞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백의종군'을 선언한 상태다.
윤 후보가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그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것도 같은 선상이다. 그는 "공식기구에서 물러나면 국민들께서 우려하는 그런 일을 하기 어렵다"면서 "자리에서 물러나면 자기 나름대로 뛸 수밖에 없고, 선거대책기구에 영향을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직개편은 △선대본부 △직능본부 △정책본부 등 3개 본부로 줄이는 동시에, 모든 후보 직속위원회와 특별위원회들은 대부분 해체한다. 상황실이나 메시지 전략 등은 기능을 충실히 하는 본부 산하 조직으로 넣는다. 권영세 신임 선대본부장은 "후보와 본부장이 변화를 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누가 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본부 개수와 각 본부의 인원이 확 줄지만 윤 후보는 그동안 자신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던 정책·공약 부분은 약화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가 각종 공약을 계속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뒤처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윤 후보는 "웬만한 본부들은 모두 단으로 축소해서 선대본부 산하 밑에 소속돼서 일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정책본부는 별도로 존치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해서 비전이나 공약을 준비하고 발표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와 함께 이 후보와의 '정책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대선 운동 과정에서 발표할 공약과 관련해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데 3회의 법정 토론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이외의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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