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동메달은 있어요, 남은 목표 명확하죠

이용익 2022. 1. 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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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석
게임도 끊고 훈련에 매진
빙속 간판스타 올라설 때
亞 첫 1500m 정상은 물론
거리 안 가리는 선수될 것

◆ 베이징동계올림픽 나는 태극전사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민석(22·성남시청)에게는 동명이인이 많다. 2018년에는 본명이 김민석인 아이돌그룹 엑소(EXO) 멤버 시우민, 배우 김민석과 함께 예능 방송에 출연했을 정도다.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숙소 인근 카페에서 만난 그의 외모도 아이돌 못지않았다. 마침 훈련에서 돌아오는 동료들과 마주쳐 인사를 나누는 김민석 옆모습에서는 20대 초반 특유의 활기와 자신감, 진중함이 함께 느껴졌다.

3년째 신고 있는 스케이트 부츠의 수리를 맡기고 왔다며 자리에 앉는 그에게 "포털 사이트에서 김민석을 검색하면 7번째로 뜬다"는 농담을 던졌다. 곧바로 "검색순위를 올리기 위해 금메달을 따는 것은 아니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그런 순위가 오르는 것도 부수적인 효과로 즐겨보겠다"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금메달이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꺼낼 수 있는 것은 역시 외모만큼이나 뛰어난 실력 덕분이다. 2017년 성인 무대에 데뷔해 곧바로 일본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한 김민석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1500m 부문 동메달을 따냈고, 내친 김에 팀추월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1500m에서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은 처음이었다.

평창 대회 이후로 어느덧 4년 가까이 시간을 보낸 김민석은 이제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상화와 모태범 등이 은퇴하고, 이승훈도 노장이 된 지금 유망주를 넘어 간판스타가 되겠다는 포부다. 김민석은 "처음 나간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두 개를 획득하고 나니 오히려 금메달에 대한 절실함이 커졌다. 두 번째를 맞이하지만 더욱 초심을 갖게 됐다"며 "대표팀 스태프와 동료, 후원해주는 SK텔레콤 등 운동에 전념하도록 도와주는 분들이 많은 만큼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도 큰 자극이 되었다. "축구·야구·배구·양궁·높이뛰기 등 다 챙겨봤다"며 웃은 김민석은 "양궁은 지상 훈련 시간에 잠시 멈추고 다 같이 봤는데 부러운 마음, 내가 꼭 저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함께 생겼고, 메달을 떠나서 높이뛰기 선수 우상혁 등은 올림피언으로서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내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하계를 지나 동계, 그의 시간이 됐다. 1500m 금메달이 일단 가장 큰 목표지만 구체적으로는 기존 중장거리 선수를 넘어 1000m까지 출전하며 모든 거리를 아우르는 만능선수가 되겠다는 것이 김민석의 생각이다. 근육 사용 방식이 다른 만큼 꾸준한 단련이 필수다. 코로나19로 마음껏 훈련하지는 못했지만 낙천적인 김민석은 걱정보다는 주어진 여건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지난 시즌은 아예 건너뛰어야 했고, 일주일 내내 열려 있던 태릉 빙상장이 코로나19로 닫히는 날이 늘어나 선수들끼리도 시간을 나눠 타다보니 촉박하게 훈련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선수니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능력이고 다른 나라 선수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는 월드컵을 거치면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때 다이아몬드 티어까지 오를 정도로 즐겼던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까지 끊으며 집중한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게임을 하면서도 에너지를 쓰는 것 같아서 끊었더니 어느새 플래티넘 티어로 떨어졌다"며 잠시 아쉬워한 김민석은 "축구를 보는 것도 좋아하니 올림픽을 잘 마치고 나면 영국에 여행가서 손흥민 선수가 뛰는 토트넘 경기를 보고 싶다"며 모처럼 자신의 나이다운 미소를 보였다.

김민석은 지난 11월 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 한국 빙속 사상 처음으로 1500m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확했고, 이어 동메달을 추가하며 올림픽에서의 활약 가능성을 높였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본 그의 이름은 어느새 5번째까지 올라와 있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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