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북단역 찾은 문 대통령,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대화의 끈 놓아선 안돼"

정대연 기자 2022. 1. 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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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 착공식 참석
“북한, 대화 위해 더 진지하게 노력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에 강원도 지역주민들과 함꼐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에서 ‘도발’ ‘유감’보다 수위가 낮은 “우려”라는 표현을 썼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로 규정한 뒤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로 인해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관계의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한반도에 때때로 긴장이 조성된다”면서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 전 북한 미사일 발사를 보고받고는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에 이러한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1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당시 북한이 이번처럼 문 대통령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잠수함 발사 시험 참관에 맞춰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시험 발사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즉각 반발하면서 남북관계는 한동안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착공식이 열린 제진역은 남한 최북단 역으로 군사분계선과 가깝다. 행사 당일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 문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까지 나왔지만 착공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교착 상태인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을 대화를 통해 임기 마지막까지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과의 긴장을 피하려는 태도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개최된 NSC 상임위 화상 긴급회의 보도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국내외적으로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발사체의 세부 제원에 대해 한·미 국방 및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과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도발에 깊은 우려”는 물론이고, 같은해 10월 “깊은 유감” 표현과 비교해도 수위가 낮아졌다.

제진역은 2002년 남북 간 합의를 통해 2007년 북한 감호역과 연결됐다. 정부는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이 합의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이행을 위해 동해선 중 유일하게 단절된 강릉-제진 구간 111.7㎞를 2027년 말 개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제진역이 사람들과 물류로 붐비는 그 날 마침내 한반도에는 완전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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