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위안화 앱 공식 출시..베이징 동계올림픽서 사용 가능해질 듯
[경향신문]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상용화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공식 출시했다. 현재는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맞춰 외국인 방문객에게도 디지털 위안화를 처음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 디지털 위안화(e-CNY)의 전자지갑 앱 시험판이 지난 4일 애플과 안드로이드 계열 앱스토어에 공개됐다고 글로벌타임스 등이 5일 보도했다. 중국은 그동안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 사용 테스트를 진행해 왔지만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앱을 앱스토어에 공식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일부 시험 참여자에 한해서만 비공개 링크를 통해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앱 출시 이후에도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지와 상하이시, 광둥성 선전시 등 10여개 시범 지역에서 인민은행의 ‘화이트 리스트’에 등재된 사람만이 정상적으로 앱을 이용해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다. 다만 공식 앱이 출시됨에 따라 조만간 사용 대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앱을 출시하고 영어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점 등에 비춰볼 때 다음달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앱을 개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왕펑(王鵬) 인민대 교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이용자들이 디지털 위안화 앱으로 교통과 숙박, 쇼핑, 관광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계올림픽에서의 디지털 화폐 사용은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몇 년 내 대규모 국가적 보급의 기반을 닦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앞서 2014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에 들어가 2019년 하반기 일부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이 시범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선보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디지털 화폐 개발 상황을 대내외에 선전할 수 있는 좋은 무대이기 때문이다.
아직 정식 도입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이 선제적으로 디지털 화폐 도입에 나서고 있는 것은 미·중 갈등 속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려는 의도가 크다. 또 내부적으로도 위조 화폐와 불법적인 자금 거래를 차단하는 동시에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처럼 민간기업들이 장악한 금융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재편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기존 상업용 디지털 결제 수단 사용이 이미 보편화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결제 수단을 디지털 위안화로 바꾸도록 할 유인책이 많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 못 하면 교체” 이재명 발언 비판에…김민석 “한동훈, 일반론을 탄핵론으로 왜곡”
- 불꽃축제에 열광한 ‘불꽃 민폐’···주거지 침입에 뗏목 유람까지
- [공식] 지연·황재균, 결국 이혼 인정…“합의 하에 조정 절차 중”
- [단독] ‘김건희 논문 의혹’ 증인들, 국감 앞서 출국…요양·가정사 이유 불출석도
- 팔 스쳤다고···4세 아이 얼굴 ‘퍽’, 할머니 팔 깨물었다
- 이 녀석 죽이려고 63억 썼는데···“이런 지독한 놈은 처음”
- “5만원에 성매매 기록 알려줄게”…유흥탐정 집행유예
- 한동훈, 금투세 당론 지도부에 일임한 민주당에 “못난 모습”
- 싱가포르에 무슨 일이? 현대차·기아 판매량 2배 늘어
- 윤 대통령 “북한, 미국 관심 끌려고 핵실험·ICBM 발사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