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분열과 대비 효과? 이낙연·이재명, 함께 광주 찾아 '통합' 행보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와 5일 광주광역시를 찾아 “단결된 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여권 통합 행보의 일환이다. 이 후보는 경선 최대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와 이날 공동 행보로 핵심 지지층인 호남 지역의 결집을 유도하고, 선대위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의 대비 효과도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회의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낙연 비전위 위원장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국민 통합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함께하게 돼 반갑다”며 “민주당과 개혁·민주진영의 통합과 연대의 정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호남계 비문재인계 인사들의 복당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이런저런 이유로 (당을) 떠났던 옛 동지들도 하나의 전선으로 모이고 있다”면서 “단결된 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새로운 나라를 함께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권력기관 개혁, 양극화 등 경제·사회적 민주주의 실현 등의 국가적 과제를 거론하면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을 선언했던 기아차 소하리공장을 찾아 민주당 후보의 적통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광주 방문도 범여권 통합 작업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의 통합 행보는 호남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서서히 상승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정례조사를 보면 지난해 12월3주차 이 후보의 광주·전라 지지율은 60.5%였는데 12월5주차에는 66.5%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당 핵심 지역인 만큼 호남에서 80~90%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만들어 놓아야 이후 다른 중도 지역 공략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 측은 호남의 중량급 정치인인 이 전 대표의 도움이 부스터(증폭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전공대 등 에너지 허브로서의 광주의 역할과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대표되는 문화 산업, 광주형 일자리 등을 언급하면서 “경제사회적 실질적 민주주의의 실현에도 광주가 기여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의 대비 효과도 선명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및 이준석 대표 간의 균열로 진통을 겪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 후보 중심의 친정 체제가 무난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비전위를 설립하면서 이 전 대표와 그의 신복지 어젠다까지 흡수했다. 두 사람이 일정을 함께하는 것은 지난해 12월23일 오찬 회동에 이어 네번째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재명 동지”라는 표현까지 썼다. 경선 이후 공개석상에서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후보는 전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와의 호남 방문에 대해 “국민들께서는 하나의 진영이 분열되지 않고 부족하고 흡족하지 않아도 서로 협력하고 단결해서 맡은 바 책임 다 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느냐”라며 “사실 선대위라는 것은 나중에 집권했을 경우에 어떤 모양으로 국정을 운영할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광주|탁지영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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