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또 오른다는데.. 분양가 둘러싼 상반된 시각

유병훈 기자 2022. 1. 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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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이 다음달부터 18% 인상된다. 지난해 여름 7년 만에 인상한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오르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 가격 인상이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급격한 인상이 불편한 기색이다. 반면 시멘트 업계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고양의 한 시멘트 공장 /연합뉴스

5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업계 선두주자인 쌍용C&E는 다음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톤(t)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쌍용C&E는 관련 내용을 지난달 레미콘 업체에 전달하고 단가 인상 절차를 밟고 있다. 삼표·한라 등 주요 시멘트 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의 1t당 공급 가격은 지난해 7월에도 2014년 이후 7년 만에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5.1% 인상됐었다. 이번 인상률까지 감안하면 최근 6개월 동안 24% 인상된 셈이다.

시멘트 업계는 원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시멘트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널뛰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유연탄 1t당 가격은 186.2달러로 지난해 10월 최고점 223.4달러보다는 낮지만, 재작년 평균가 60.45달러에 비하면 3배를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인 유연탄 지수 평가기관인 GCIPhys newc는 올해 상반기에 유연탄 가격이 톤당 200달러에 근접하는 가격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수급 대란이 벌어진 요소수도 시멘트 가격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차량용 요소수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만, 산업용 요소수는 여전히 수급이 원활치 않다”며 “지난해 상반기 t당 14만원이던 산업용 요소수 가격은 현재 52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지난해 7월 인상된 가격은 유연탄이나 요소수 가격이 비교적 안정됐던 때를 전제로 책정한 가격이기 때문에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 가격 인상이 건설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분양가도 오를 것이라며 급격한 인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시멘트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멘트는 레미콘의 주요 원료인 만큼 연쇄적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시멘트 가격 상승이 레미콘 가격을 통해 시간을 두고 건설 원가에 영향을 줘 결국 언젠가는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건설업체에든 소비자에게든 유리한 변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시멘트 업계에서는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반박한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 면적 99㎡(30평형) 주택 한 채 당 시멘트 투입량은 대략 20t으로 추산된다”며 “기존에 약 157만원이던 시멘트 조달 비용은 18%를 인상하더라도 186만원으로 28만원 상승하는 데 그친다. 같은 평형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4억2000만원임을 감안하면 분양가 대비 0.38%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분양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멘트 업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분양가 상승에는 어떻게든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그동안 별도의 구매 채널을 통해 지난 2020년 단가로 건자재를 공급받아왔지만, 작년 말부터는 인상된 건자재 가격이 반영돼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분양가 상승은 예정돼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철한 연구원은 그러면서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이 반영되는 걸 가로막는 분양가 상한제하에서 조금이라도 오른 분양가를 받기 위해 분양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분양 물량마저 줄어들 수 있다”며 “분양제 상한가를 폐지하거나, 지금의 반기별 심의에서 분기별·월별로 유연성을 높이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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