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북강원도로 간다

한겨레 2022. 1. 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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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원도민들은 이제 북강원도로 가려고 합니다.

북강원도가 무슨 소리야?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실 것입니다.

북강원도의 원산에 잘 조성된 마식령 스키장과 명사십리의 관광특구에서 이 올림픽을 공동 개최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남북 강원도의 뱃길, 하늘길, 철길을 함께 열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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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북부선의 남쪽 출발역인 제진역. 지금은 동해선철도 남북출입사무소가 들어서 있다.

[왜냐면] 최문순ㅣ강원도지사

우리 강원도민들은 이제 북강원도로 가려고 합니다. 북강원도가 무슨 소리야?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실 것입니다. 새삼스럽지만 강원도는 남북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께서도 그렇고 또 강원도민들께서도 강원도가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잊고 사십니다. 강원도가 남강원도와 북강원도로 갈라져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켜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북강원도로 가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150만여명의 북강원도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강원도민과 거의 같은 수입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한다는 아름다운 금강산이 있고 부산, 인천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항구였던 원산과 그 유명한 명사십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북강원도로 가려면 길이 있어야 합니다. 5일에 있었던 동해북부선 철도의 착공을 우리가 반기는 이유입니다. 이 철도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결과물입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남북이 함께 치른 뒤 평화 프로세스가 극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어 같은 해 4월에 남북 정상들의 판문점선언이 있었습니다. 이 회담에서 동해북부선 철도의 건설이 합의됐습니다. 이후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되면서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020년에 남북 교류협력 사업으로 선정됨으로써 이 사업이 본격화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착공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동해북부선 철도는 길이가 111㎞입니다. 강릉에서 제진까지 건설됩니다. 제진역은 바로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해 있습니다. 이 철도는 전체 동해선의 일부 구간입니다. 동해선은 부산진에서 출발하여 제진에 이르는 남한 동해안 전체의 철도 노선을 말합니다. 2027년이 되면 동해선 전체가 완성될 것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도 노선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 철도는 북한으로 연결됩니다. 북한에서도 역시 동해안의 철도를 동해선이라고 부릅니다. 남북이 서로 동해선을 가지고 있지만 각각 반쪽의 동해선인 것입니다. 북한의 동해선은 온전히 운행되고 있습니다. 단지 속도가 늦습니다. 만약 한반도의 동해선 전체가 연결된다면 제진역을 출발해 금강산청년선을 거쳐 원산을 지나 두만강선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의 동북 3성 또는 러시아 시베리아 철도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이 철도 노선들은 물리적으로는 이미 이어져 있습니다.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우리가 북강원도의 동해선 철도를 지나 시베리아를 거쳐 베를린에 도착한다면 그 거리가 1만1971㎞에 이릅니다. 차표 한장의 값은 올해 물가로 61만5천원이라고 합니다. 지금 단계로는 상상이지만 우리는 이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동해북부선의 착공인 것입니다. 이 철도가 완성되고 북한과 연결된다면 대한민국은 대륙 철도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 됩니다. 최고의 수혜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륙 문화와 해양 문화가 왕래하는 통로로서의 반도국가가 가지는 지정학적 장점을 남북이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

북강원도의 호응을 기대합니다. 남강원도는 2024년에 강원 청소년 겨울올림픽을 개최합니다. 평창 올림픽에 이어 6년 만에 열리는 공식 올림픽입니다. 남강원도는 이 올림픽을 남북 강원도가 공동 개최하자고 제안해놓고 있습니다. 북강원도의 원산에 잘 조성된 마식령 스키장과 명사십리의 관광특구에서 이 올림픽을 공동 개최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남북 강원도의 뱃길, 하늘길, 철길을 함께 열자는 것입니다. 다시 함께하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2018년 평창에서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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