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원격수업과 대면수업 코로나 감염률 차이 별로 없었다"

뉴욕주립대·하버드대·브라운대 공동 연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을 진행 중인 한 초등학교.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원격수업을 실시한 지역과 대면수업을 고수한 지역간 코로나19 감염률이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현지에서 이뤄진 분석과 연구결과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약 2개월 뒤 새 학기 전면 등교와 학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만큼 관심을 끄는 연구결과다. 

미국 뉴욕주립대 빙엄턴대 존 브렐 교수 연구진은 하버드 의과대학, 보스턴대 의과대학, 브라운대 등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12주 동안의 미국 내 여러 지역의 감염률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4일자(현지시간)에 공개했다. 이 시기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기 전인 동시에 백신 접종이 이뤄지기 전이다. 

코로나19가 2020년 초 미국에서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내 대다수 지역의 학교는 원격 수업을 진행했다. 2020년 가을이 되면서 원격 수업을 유지하는 학교와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학교, 원격과 대면 수업을 번갈아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하는 학교로 나뉘었다. 

이는 지난 2년간 확산 양상에 따라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번갈아 가며 진행한 국내 사정과 다르지 않다. 대면 수업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와 예상 만큼 학교 내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산되지는 않는다는 연구 또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브렐 교수 연구진은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12주 동안 미국 전역의 절반 정도를 커버하는 895개 권역 내 학교에서 이뤄진 수업의 형태를 비교하고 학교들이 위치한 459개 카운티(미국의 행정구역)를 대상으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수집한 감염률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또 개학 전 확진자 비율 추이와 주 정부 차원의 확산 억제 조치, 지역사회의 활동 수준, 지역사회의 이동성 범위, 도시와 농촌 지역간 차이점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해 모델링한 결과 대다수 지역에서 대면 수업을 주로 진행한 카운티와 원격 수업을 진행한 카운티의 감염률이 통계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학교를 폐쇄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은 무증상 감염된 아이들이 가정으로 돌아가 취약계층인 고령층에 전파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근거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미국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이같은 우려에 대한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감염병 전파와 관련된 다른 요인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래 감염병 발생시 교육 방식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이번 연구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의 학교 교육 환경과 국내 일선 학교의 교육 환경, 정부의 방역 정책, 청소년 백신 접종률 등 변수의 차이가 많아 이번 연구결과를 국내 상황에 그대로 대비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3월 전면 등교와 학교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결과를 참조해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는 원격수업의 학업 성취도 관련 연구가 공개된 적 있지만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에 따른 지역사회 광범위한 감염률 변화 양상에 관한 이렇다할 연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