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할머니도 즐겨 보신 '옷소매'..마냥 기뻐요" [인터뷰 종합]

연휘선 2022. 1. 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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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2PM 준호(이준호)가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우리집'을 뛰어넘어 '우리궁'으로 사랑받은 소감을 밝혔다. 고대하던 시청률 15% 공약 곤룡포 '우리집'까지 이준호의 '옷소매 붉은 끝동' 전과 후를 들어봤다.

이준호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훗날 조선의 왕 정조가 되는 세손 이산 역으로 열연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1일 방송된 17회(마지막 회)에서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17.4%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나타내며 인기리에 막 내렸다. 

화상 인터뷰로 국내 취재진과 만난 이준호는 작품을 둘러싼 뜨거운 반응에 "마냥 기뻤다"라며 웃었다. 그는 "촬영장에서도 드라마 방송 전부터 워낙 즐거웠다. 그래서 '이런 현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와중에 반응까지 좋다 보니 모두가 행복했다. 촬영 현장이 행복했다. 전연령층에 많은 팬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굉장히 기뻤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은 반응은 지금부터 살펴볼 것"이라며 "드라마 종영이 얼마 안 됐고 아직도 드라마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지금부터 살펴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반응은 저희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것"이라고 했다.  

시청률 15% 공약으로 곤룡포 입고 '우리집' 춤추기를 걸었던 그는 "어떻게든 지켜야 해서 종영한 지 얼마 안 됐어서 배우 분들 같이 이행을 하실 분들이 계신가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 같다. '라디오스타'에서 공약을 했는데 저랑 다른 배우 분들도 각자 15% 돌파시 뭔가를 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분들이 계시다. 그 분들도 같이 하실지 차근차근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호평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이준호는 "제가 이 드라마를 처음 시작하면서 마음에 품은 목표는 단 하나였다. 인물이 되고자 노력했고, 시청자 분들로 하여금 '정조 이산이 살아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하는 대리 만족을 꼭 드리고 싶었다. 그 캐릭터화되는 과정에서 제가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기대를 했다. 과연 제가 어떻게 표현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시청자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준호는 젓가락질부터 다잡았다. 그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습관까지 연습하면서 캐릭터화해야 한다고 저 자신을 설득했다. 그 게 가장 처음에 한 게 '젓가락질'이었다"라며 "제가 원래 왼손잡이였다 보니 조선시대 왕세손이 왼손으로 식사를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사소한 것부터 잡아나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산이는 혼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했다. 옷도 입혀주시고, 세숫물부터 받아서 닦아주시는 모든 것들이 연기하면서 답답했던 마음이 있었다. 내가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배역이 조선시대 왕세손이다 보니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계속 몸에 적응시키도록 노력했다. 대사, 눈빛, 말투 이런 것들도 차분하고 천천히 답할 수 있게 사소한 디테일을 신경을 썼던 것 같다. 호흡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걸음걸이도 퍽퍽 걷는 게 아니라 사뿐사뿐 위엄 있게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엄이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그 답답함이 굉장히 힘들었다"라고 했다. "올곧게 앉은 왕세손의 모습과 허투루 내뱉지 않는 말과 행동, 사실 제가 이 역할을 준비하면서 혼자 생각한 게 사실 저는 왕이라는 편견조차 깨는 왕답지 않은 왕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접근법도 달리 했다. 가상의 왕, 정조라는 왕이 아니라면 겉모습이라도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외적으로 보여주는 정조의 이미지가 크게 다가왔다. 단순히 모범적이라기 보다 아픔을 갖고 사는 사람이라 바깥으로 꾸며내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할아버지에게 보이는 것들을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 사람이라 허투루 뭔가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실 오대환, 이세영과 연기를 할 때 호흡을 주고받으면서 저 역시 재미있는 애드리브도 하고 싶었는데 그런 것들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힘들고 부러웠던 지점이었다. 저는 그게 힘들었다. 가장 정 중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힘들었다"라고. 

초반에는 정조의 외적인 조건들이 갑갑했다면 후반부에는 여운 강한 감정선이 이준호를 옥죄었다. 이준호는 16, 17회 속 감정 소모에 대해 "너무 간극이 컸다. 사랑을 하는 이산과 왕으로서 갈등하는 이산과 덕임을 떠나보내는 이산, 말년의 정조까지 워낙 폭이 넓었다. 가장 집중했던 것은 이 사람의 감정이었다. 오롯이 그 인물이 되기 위한 감정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호흡, 걸음, 대사의 속도 이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생각을 안 하고 따라와줬다. 어느 순간 생각을 안 하고 뭘 하는지 모를 정도로 좋았다. 오롯이 그 인물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심지어 여운 가득한 '새드 해피 엔딩'에 대해서는 "밥을 먹으면서도 엔딩 클립을 켜놨다. 먹먹해서 밥이 안 넘어갔다"라고도 했다. 이준호는 "너무 슬픈데 결국 그들이 만났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온전히 필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만족했다. 어찌됐든 왕으로서의 의무도 다했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엔딩 맛집'으로 워낙 유명했는데 모든 엔딩이 마음에 들었지만 3부, 5부가 좋았다. 연못에 비친 얼굴로 서로를 알아챘을 때 짜릿했다. 그걸 보고 감독님한테 문자를 드렸다. '너무 재밌다'고. 5부 때는 모든 배우들이 감정 만으로 이어졌다. 리허설을 하면서도 이런 느낌으로 갈 거라고 생각은 전혀 못한 채 촬영에 임했다. 지문에도 없고 예정에도 없던 산이의 눈물도 그렇고 영조(이덕화 분)와 정조의 대담 씬, 멱살 잡히는 과정에서 큰 힘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왕세손으로서 내 다짐을 이야기할 때 저도 모르게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세게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자연스럽게 쏟아냈다. 드라마로 봤을 때 저도 좋았다"라고 했다. 

이처럼 열연한 바. 드라마의 인기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이준호는 "많은 분들께서 봐주셨다.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셨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눈에 보이는 지표는 시청률인 것 같다. 사실 그렇게 높은 시청률로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뻤다. 무엇보다 기뻤다. 진짜 재미있고 즐겁게 찍은 현장을 사랑해주신다는 생각에 기뻤다. 반응은 지금부터 보고 있다. 인기 실감은 개인적으로는 모르겠다. 주위 친구들도 봤고, 학창시절부터 친한 친구들은 제가 연기를 해도 관심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번에 처음 들었다. 제 친구들이 드라마를 보던 말던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을 가져줬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황금 시간대인 금요일과 토요일에 우리 드라마에 사랑을 쏟아주신 것만으로도 가장 큰 위안이됐다. 그 점에서 사랑을 크게 느꼈다"라며 웃었다. 

더불어 그는 '인생 캐릭터'를 새로 썼다는 칭찬들에 대해 "늘 감사드린다. 이제 9년 차인데 제 연기 인생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김과장'으로도 이런 칭찬을 받았는데 정말 열심히 꾸준히 노력하면 이런 평을 또 받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그 인물과 혼연일체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좋은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겠다"라며 웃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이준호가 제대 후 선택한 첫 작품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준호는 "드라마 대본을 볼 때 가장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 이 캐릭터가 어떤지, 대본을 볼 때 다음 회가 궁금해지는지 생각하려고 한다. 대본을 읽자마자 편안하게 잘 읽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빨리 결정은 못하는 편이다. '자백' 때도 그랬다. 재미있는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에 스케줄이 맞고 정리가 되는지 일정을 생각해보고 잘 맞아 떨어진 작품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과거 이준호는 예능에서 자신의 계절이 오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해당 장면이 다시금 회자되기도. 이에 그는 "2010년인가 12년 전에 말한 것 같다. 최근에 이 영상들이 올라오길래 봤다. 그때의 저는 어렸고, 앳되었고 풋풋했다. 그 때가 그립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저도 서른이 넘어서 그때가 그립나 싶다.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마음가짐이 달라진 게 없다. 지금도 늘 꿈을 꾸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드라마가 잘 됐고 우리집이라는 노래가 역주행을 해서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분들께서 제가 염원했던 계절이라고 칭찬을 해주시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저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해왔던 대로 꾸준히 살 것 같아요. 꾸준함이 큰 원동력이라 생각하거든요. 저 역시 10년 전의 제가 어렸고, 덜 성숙했다면 지금까지 버틸 수 있게 해준 그 힘도 꾸준함이라고 봐요. 하고 싶은 걸 묵묵히 꾸준하게 하는 것. 그렇다 보니 많은 분들이 그 모습을 찾아봐주시는 것 같은데, 그것도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힘이 만약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 monamie@osen.co.kr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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