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핫라인] 분단의 상징 38선을 찾아서 1

이상현 2022. 1. 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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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파묻힌 강원도 양양의 38선 지점

지난 1년여간 통일전망대 프로그램에서 현장코너를 만들어오며 전국 방방곡곡, 특히 강원도와 경기도의 남북접경지역을 많이 찾아다녔다. 그 현장을 다닐때마다 곳곳에서 38선이라 적혀 있는 표지석과 38선 휴게소를 간혹 보곤 했다. 어디에 얼마나 이런 것들이 있을까? 이런 궁금증은 1년 내내 필자를 따라다녔다. 그러던중 취재로 만났던 사람들중 적지 않은 분들이 38선과 휴전선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때로는 똑같은 개념으로 사용도 하고 심지어는 반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개인적인 궁금증과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었다. 2022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었던 때였다.

남북분단의 시작이었고 상징이 된 38선! 새해 특별기획으로 그 38선을 다뤄보기로 했다. 이 땅에 남아있는 38선의 흔적을 찾아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획물. 먼저 자료조사부터 해봤다. 북위 38도는 남한에선 강원도 양양에서 경기도 연천까지 이어졌다. 연천부터 서쪽으로는 비무장지대, DMZ와 북한의 개성을 지나 백령도 앞바다로 흐르는 38선.일단 가볼수 있는 양양에서 연천까지의 북위 38도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38선이 지나가는 곳의 정확한 위치와 상징물 등을 파악했다. 그런 다음 우선 강원도 양양으로 향했다.

강원 영동이 폭설로 파묻혔던 지난 연말, 양양의 추위는 영하 20도 가까운 한파가 휘몰아쳤다. 그 한파에도 불구하고 7번 국도변에 자리잡은 양양 38선 휴게소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사문 해변에 위치한 이곳은 동해안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들리는 관광지가 돼 있었다. 38표지석과 조형물들도 있어 기념촬영을 하는 시민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은 한국전쟁때 인천상륙작전 이후 반격에 나섰던 우리 국군이 1950년 10월 1일, 38선을 처음으로 돌파한 지점이기도 했다. 이를 기념해 10월 1일은 이후 국군의 날로 지정된다.

1950년 10월 1일, 양양에서 이뤄진 국군의 첫 38선 돌파

1951년 7월 휴전회담이 시작되면서부터 남북은 한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38선의 주요 고지를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 이른바 고지전이다. 결국 속초 고성 등 지금의 강원도 북부지방을 수복한 대신 개성 등 황해도 남쪽지역을 빼앗긴채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됐고, 그때 그어진 휴전선이 기존의 38선을 대체하며 70년째 군사분계선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38선과 휴전선

양양 38선 휴게소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38평화마을이라 이름붙여진 잔교리라는 마을이 나타난다. 38선이 통과하는 마을이어서 한국전쟁 전까진 뒷산에서 인민군의 대남방송이, 앞산에서 국군의 대북방송이 함께 들렸다고 한다. 당시 경찰지서 자리엔 마을회관 건물이, 국군의 방어포대 자리엔 정자와 밤나무 한그루가 들어서 있었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마을이지만 산과 계곡, 바다가 어우러진 마을답게 지금은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사는 인기마을로 바뀌었다.

강원도 양양 38평화마을

38평화마을에서 다시 서쪽으로 향하면 강원도 인제군으로 들어서게 된다. 인제에서의 38선은 스피디움이라는 이름의 자동차경주장을 겸한 복합리조트를 지나게 되고, 지역 명물인 자작나무 숲을 통과한다. 더 서쪽으로 소양강 상류에 다다르면 또다른 38표지석과 함께 38선 가스충전소, 또다른 38선 휴게소, 그리고 38카페를 만나게 된다. 이곳엔 1960년대까지만 해도 군 부대와 비행장, 38교라는 이름의 조그마한 다리가 있었지만 1970년대 소양강댐 건설과 함께 수몰됐다고 한다. 이후 그 옆쪽으로 38대교라는 이름의 커다란 다리가 놓여졌고, 최근엔 수몰지역의 38선 표지석 등을 옮겨와 38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강원도 인제 38대교와 38공원

인제 38대교 밑으론 소양강이 유유하게 흐른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38선이 지나는 이곳은 남북의 치열한 격전지가 됐고, 소양강을 방어선으로 국군이 사흘간 북한군의 남침을 지연시켰던 곳이다. 당시엔 소양강이 핏물로까지 변했다고 한다. 38선의 표시는 수많은 사연과 한이 서려있는 그 소양강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소양강 상류의 38선 표지

38선은 소양강을 따라 춘천쪽으로 향한다. 다음주엔 그 춘천과 경기도쪽의 38선 흔적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이상현)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330147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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