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LPG 가격 인상 반대 시위..주요도시 비상사태

조기원 2022. 1. 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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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정부가 액화석유가스(LPG) 가스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이례적 시위 때문에 최대 도시 알마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시위는 서부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주에서 새해 액화석유가스 가격이 지난해보다 갑절로 오르자 사람들이 거리로 뛰어나오면서 시작됐다.

카자흐스탄은 정부 개입으로 낮게 유지해왔던 액화석유가스 가격을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이번 항의 시위에 놀라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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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도시 알마티 등에 2주간 선포
LPG 가격 인상 뒤 수천명 시위
5일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고 뒤로는 경찰차가 불타고 있다. 알마티/로이터 연합뉴스

카자흐스탄 정부가 액화석유가스(LPG) 가스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이례적 시위 때문에 최대 도시 알마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서부 망기스타우주와 알마티시에 이날부터 19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명령에 서명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에서는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통행금지령이 적용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정부 건물을 공격하는 것은 불법이다. 처벌을 받는 범죄다”라며 “정부는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는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도 발표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4일 저녁 알마티에서 5000명 이상 시위대가 시내 중심가를 행진하며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대가 “정부는 물러가라” 같은 구호를 외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했다.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독립 이후 카자흐스탄에서는 소련 공산당 고위직 출신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가 대통령에 취임해 2019년까지 30년 가까이 장기 집권했다. 퇴임한 지금도 영향력은 여전하다. 수도 명칭도 아스타나에서 2019년 퇴임과 함께 그의 이름을 따 누르술탄으로 바꿨다. <아에프페> 통신은 시위대 일부가 “노인은 물러가라”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을 가리킨 것이다.

이번 시위는 서부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주에서 새해 액화석유가스 가격이 지난해보다 갑절로 오르자 사람들이 거리로 뛰어나오면서 시작됐다. 이 지역의 액화석유가스 가격은 지난해 평균 1ℓ당 50텡게(138원)였는데 연말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니 새해가 되자 120텡게(331원)로 급등했다. 카자흐스탄에선 액화천연가스가 자동차 연료로 쓰이며 이 가격이 오르면 물가 전반으로 파급된다.

지난 2011년 유전 노동자 파업 진압 과정에서 노동자 11명이 숨지는 등 독립 이래 최대 유혈 사태가 일어난 망기스타우주 자나오젠에서도 2일 수천명이 참가한 시위가 발생했다. 카자흐스탄은 정부 개입으로 낮게 유지해왔던 액화석유가스 가격을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이번 항의 시위에 놀라 후퇴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4일 망기스타우주 액화 석유가스 가격을 ℓ당 50텡게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시위는 잦아들지 않았고 최대 도시 알마티로도 번졌다.

카자흐스탄은 석유를 비롯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10%가 넘는 경제성장을 거듭해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 국가가 됐다. 하지만, 부의 편중이 고질적 문제로 남아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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