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정치] 野 떠난 집토끼 돌아올까
각 언론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초접전부터 이 후보의 12%포인트 우세까지 다양했다. 같은 조사 회사에 의뢰해 같은 시기에 실시한 조사도 이 후보 우세가 한국일보(5.6%포인트)와 KBS(12%포인트)에선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조사에서 이 후보가 앞서면서 한 달 전까지 윤 후보가 우세했던 분위기가 달라진 게 확인됐다.
윤 후보의 침체는 20‧30대, 자영업자, 중도층 등 선거 승부를 가르는 집단의 변심(變心)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터’인 20‧30대의 선택이 달라진 것은 전략 부재와 불통(不通) 이미지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최근 칸타코리아 조사에선 한 달 전 20대 남성에서 29.9% 대 12.5%로 강세였던 윤 후보가 15.8% 대 24.9%로 역전됐다. 작년 4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70% 이상 야당을 지지했던 20대 남성의 지지율 폭락은 야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자영업자와 중도층의 지지율이 뒤집힌 것도 심각한 적신호다. 역대 모든 대선에서 자영업자와 중도층에서 뒤진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들은 ‘이념 투표’보다는 공약과 정책을 면밀하게 살피며 지지 후보를 정하는 ‘이익 투표’ 성향이 강하다. 윤 후보가 자신들의 삶에 어떤 이익을 줄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칸타코리아 조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에 부정적이면서 동시에 정권 교체를 원하는 ‘강력한 야권 성향층’이 45%였다. 이와는 반대로 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강력한 여권 성향층’은 31%에 머물렀다. 유권자 지형(地形)이 야권에 훨씬 유리하지만 윤 후보는 고전 중이다.
국민의힘으로선 반문(反文) 성향의 정권 교체론자인 ‘집토끼’가 언젠가 돌아올 것으로 믿고 싶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더구나 정권 교체론자 중엔 안철수 후보 쪽으로 눈을 돌리는 유권자가 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 지지자의 70%가 ‘정권 교체를 위해’ 지지한다고 했고 ‘후보 능력과 정책’은 10%에 그쳤다. 정권을 교체해줄 다른 후보가 부각된다면 윤 후보 지지자의 상당수가 지지를 바꿀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다.
지지율 상승은 상대의 헛발질로 인한 반사이익의 영향이 크지만, 지지율 하락은 스스로의 역량 부족과 내홍(內訌) 등 내부 문제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인을 ‘상대의 더티 플레이’ 등 바깥에서 찾아봐야 소용없다. 야당에선 선거 때 흔하게 접할 수 있던 대국민 ‘슬로건’이 무엇인지도 들리지 않고, 내부 혼선을 정리하는 강력한 리더십도 안 보인다. ‘떠나간 집토끼’에게 돌아올 명분을 주지 않는다면 이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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