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 자기도 모르게 “f××k!”… 美에 ‘욕설 퍼펙트 스톰’
“요즘 사람들이 욕을 많이 하는 건 다 팬데믹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인들의 욕설과 비속어 사용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요커 등이 보도했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감염 우려와 경제 봉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피로감과 고통 등이 표출된 것으로, 생활 전반의 격식이 무너지면서 언어 체계도 급속히 느슨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f××k(제기랄)’ ‘shit(개소리)’ ‘damn(빌어먹을)’ 같은 욕설 사용량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각각 41%, 2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화상회의에서 비속어를 걸러주는 소프트웨어 업체 ‘클린스피크’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새 삭제 처리한 용어 건수가 3배 이상 폭증했다.
말끝마다 “젠장할(f××king)”을 붙이며 싸우는 자녀를 말리던 자신도 똑같은 욕을 쓰며 화내고 있더라는 워킹맘, 이사회 줌 회의에서 “이런 망할(Holy shit)!”을 내뱉었다는 기업 중역 등이 WSJ에 소개됐다. 인디애나대 언어학과 마이클 애덤스 교수는 “욕설의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한꺼번에 덮치는 위기)”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욕설 급증의 원인을 ‘팬데믹 스트레스’로 진단하고 있다. 일상을 구속하는 상황에 대한 짜증과 분노를 욕설로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요커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욕설 급증은 부모들의 짜증 내는 모습에 노출된 측면이 크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부모들과 온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런 경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면 욕설 자체를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외부 통증에 대한 일종의 방어 기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킬 대학 연구팀은 ‘얼음물에 양손을 넣고 견디는 실험에서 욕을 하도록 허용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평균 40초를 더 버텼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적당한 욕을 섞어 쓰면 대화 상대방과 격의 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화상회의나 채팅방 등 가상현실이 욕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있다. 신체 언어 등 비언어적 표현이 제한되자 자기 의견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강렬하고 빠른 톤, 자유분방하고 자극적인 언어 요소를 남발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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