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발언이 결정타" 윤석열, 김종인 없이 간다

文정부 맞선 검찰총장 출신 尹
김종인의 패싱·연기 발언에 불쾌
5일 오전 11시 당사에서 쇄신안 발표
"김종인 자연스럽게 해촉"
선대위 수장 찾지만, 전권 여부는 미정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결국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배제하고 선거대책위원회를 완전 해산한다.

김종인 체제의 선대위 전면 쇄신안을 거부하고 윤석열 후보 중심의 선대위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의 '연기 발언'이 윤 후보가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윤 후보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지지율 반전을 꾀한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4일 통화에서 "선대위는 해산되고, 자연스럽게 김종인 위원장이 해촉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며 "이준석 대표의 거취는 이 대표가 따로 결정할 사안으로 후보 측에서 따로 말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후보는 최소 인원으로 꾸린 실무진을 선대위 본부에 두고, 현역의원들과 당직자들을 전국 각지로 배치해 활동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윤 후보의 이같은 결정은 전날 있었던 김종인 위원장의 연기 발언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와의 비공개 대화 내용까지 공개, "윤 후보에게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테니 후보도 바꿔서 우리가 해달란대로 연기만 좀 해달라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에 맞선 검찰총장 출신으로, 대선후보로서 주도권을 갖고 선대위를 이끌고자 했던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매우 불쾌해했다는 전언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윤 후보의 이번 결정은 연기 발언이 결정타였다"며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듣고 윤 후보와 윤 후보 측에서 상당히 분노했고, 대선후보에 대한 대외적으로도 좋지않은 이미지를 심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대위 개편에 대한 큰 틀의 공감대 형성 이후 갑작스럽게 쇄신 규모와 쇄신 시기를 터뜨린 김 위원장의 기습적인 선대위 개편 발표로, 패싱당한 윤 후보는 이러한 방식의 선대위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회의감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이날 서초동 자택에 머물며 고심을 거듭한 윤 후보는 자택에서 측근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 김종인 배제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를 이끌 다수의 선대위원장 카드도 고민하고 있으나, 전권을 주는 선대위 수장 없이 윤 후보 본인이 선대위를 이끄는 방향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의 이같은 결정은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을 통해 김종인 위원장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도 사무총장직을 내려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무총장은 윤 후보에게 거취를 일임한 가운데, 윤 후보의 향후 행보에 부담을 덜어주고자 사무총장에서도 내려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