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중증 영장류모델 만들어 사망 이르는 원인 밝힐 것"

송경은 2022. 1. 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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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주 국가영장류센터 책임연구원

◆ 2022 신년기획 건강 빅 모멘텀 ◆

"환자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코로나19 위중증 영장류 모델을 만들겠다."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영장류 모델 전임상시험 지원을 총괄해 온 홍정주 국가영장류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코로나19 위중증 영장류 모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장류는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자연적으로는 사람처럼 사망에 이를 정도의 위중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이 같은 차이를 규명하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 연구진은 2020년 5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코로나19 감염 영장류 모델을 개발하고 코로나19가 영장류에서 지속적인 혈관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국제 학술지 '미국감염병학회지'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신약 후보물질 대부분이 이 영장류 모델 실험을 통해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레그단비맙·2021년 9월 시판 허가)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GBP510'(임상 3상 진행 중)이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한 번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영장류 모델이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신체 반응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미국감염병학회지에 발표했다. 홍 연구원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하는 경우 체내에 항체가 생기는데 이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항원과 항체의 결합에 따른 중화)은 50% 이상이었던 반면, 변이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 손상은 거의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백신을 맞았든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됐든 몸에 항체가 있더라도 폐 건강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과 같은 위생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홍 연구원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코로나19 치료 쪽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장류 모델은 생물학적으로 사람에 가장 가까울 뿐만 아니라 모든 조건을 실험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사람은 언제 감염이 됐고, 언제 항체가 생겼는지 등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영장류 모델은 감염부터 항체 생산, 회복, 재감염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정확하게 시점을 특정해 추적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코로나19 위중증 모델을 개발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 연구원은 "이번 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 속도전에서는 우리 기업이 상대적으로 뒤처졌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전 임상시험 지원 시스템이 완전히 확립됐기 때문에 다음에는 분명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영장류 모델 연구 분야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각 부처에서 우후죽순으로 영장류 시설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신약을 대상으로 한 전 임상시험의 유효성 검증, 객관성 등을 보장하려면 국가 차원에서 영장류 실험만큼은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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