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직원 한 명이 회삿돈 1880억원 횡령, 석 달간 몰랐다니

2022. 1. 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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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한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초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시가총액 2조원인 코스닥시장 상장사에서 2000억원 가까운 거액을 직원 한 명이 횡령했는데도 회사 측은 3개월 가까이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상장사 직원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을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횡령 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상당히 타격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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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한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초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횡령액은 이 회사 자기자본(2047억원)의 92%, 2020년 벌어들인 영업이익 981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국내 상장사 횡령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가총액 2조원인 코스닥시장 상장사에서 2000억원 가까운 거액을 직원 한 명이 횡령했는데도 회사 측은 3개월 가까이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회사 측은 이번 사건이 ‘개인 비리’라는 입장이다. 재무팀장인 이모씨가 자신의 계좌에 운영자금 1880억원을 이체하고 잔액증명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아무리 재무팀장이어도 정상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회사 측은 “이씨가 자금을 담당하며 입출금 등 은행업무까지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씨와 함께 자금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5∼6명에 이르고, 직제상 이씨의 상급자들이 있는데도 아무도 횡령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려되는 건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피해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은 그제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사 직원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을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거래 재개 여부는 한국거래소가 24일까지 결정한다.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다고 해도 장기간 거래정지가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만 2만명에 이른다. 회사로서도 본업인 임플란트 사업의 타격은 물론 투자자들의 신뢰를 한순간에 잃을 위기에 처했다. 회사 측은 횡령 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상당히 타격을 받을 것이다.

회사 측이 지난달 31일 이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잠적한 이씨의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루빨리 사건 전모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상장사들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회계 감시망을 손보는 일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금융 당국도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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