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전방이 거푸 뚫렸는데 대통령이 질책도 안 해서야

2022. 1. 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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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최전방 경계 태세와 경찰의 탈북민 관리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일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최전방 철책을 넘은 월북자가 1년여 전 비슷한 곳 철책을 넘어온 탈북민으로 밝혀졌다.

2020년 11월 기계체조를 했다는 북한 남성이 우리 측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했는데, 같은 인물이 1년 전 철책에서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다시 넘어 월북한 것이다.

경찰의 탈북민 관리 허점이 드러난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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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최전방 경계 태세와 경찰의 탈북민 관리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일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최전방 철책을 넘은 월북자가 1년여 전 비슷한 곳 철책을 넘어온 탈북민으로 밝혀졌다. 2020년 11월 기계체조를 했다는 북한 남성이 우리 측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했는데, 같은 인물이 1년 전 철책에서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다시 넘어 월북한 것이다. 동일인이 같은 루트로 탈북·월북을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치는’ 군을 어찌 믿어야 할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정상적인 군대라면 한번 뚫린 지역의 경계는 대폭 강화하는 것이 상식이다. 1년여 전 이 남성이 철책을 타고 넘어왔을 때는 감시 센서가 먹통이었다. 당시 군은 경계 시스템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이 남성이 철책을 넘어 북으로 갈 때는 감시 센서와 CCTV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그런데도 군이 감시장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군 기강이 풀리면 어떤 첨단 장비를 갖춰도 무용지물이다. 군의 기본 임무인 경계 실패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경찰의 탈북민 관리 허점이 드러난 것도 문제다. 서울노원경찰서의 탈북자 신변보호 담당관은 지난해 6월 이 남성이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여행 방법을 문의하는 등 월북 징후를 두 차례 포착했다. 하지만 당시 보고를 받은 서울경찰청은 분석 회의를 열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내사할지 논의만 하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월북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안이한 대응 아닌가. 탈북민 관리의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여주는 게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1년 전 대공수사권을 국정원에서 넘겨받은 경찰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군은 경계 실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대국민 사과, 지휘관 인사조치, 대책 발표를 되풀이했다. 하지만 재발 방지 약속이 지켜진 적이 없어 불신을 사고 있다. 더구나 최악의 경계 실패가 발생했지만 군 최고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도, 질책도 하지 않아 실망스럽다. 국방부 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도 책임을 지지 않고 나 몰라라 한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방력을 튼튼히 했다”는 대통령의 신년사는 공허할 뿐이다. 군대가 본분을 소홀히 하면 안보가 위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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