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소한

박완규 2022. 1. 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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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24절기 중 23번째 절기인 소한(小寒)이다.

한 해의 절기는 겨울에 들어서는 입동(立冬)에 이어 눈 내리는 절기인 소설(小雪)과 대설(大雪), 연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 추위의 절기인 소한과 대한(大寒)으로 마무리된다.

절기 이름으로 보면 '작은 추위'인 소한 다음의 '큰 추위'인 대한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중국 황하 유역을 기준으로 한 절기여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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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24절기 중 23번째 절기인 소한(小寒)이다. 아침까지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한다. 한 해의 절기는 겨울에 들어서는 입동(立冬)에 이어 눈 내리는 절기인 소설(小雪)과 대설(大雪), 연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 추위의 절기인 소한과 대한(大寒)으로 마무리된다. 조선 세종 때 편찬된 역서 ‘칠정산내편’에서는 소한에 대해 “기러기가 북으로 날고,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며, 장끼가 울어댄다”고 했다.

절기 이름으로 보면 ‘작은 추위’인 소한 다음의 ‘큰 추위’인 대한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중국 황하 유역을 기준으로 한 절기여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까지 있다. 예전에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까지 한 달간 혹한에 대비해 땔감 등을 집안에 쌓아 놓았다.

“눈보라 진종일 창문을 후려치니/ 인적 없는 궁한 시골 새조차 날지 않네./ 백발의 늙은이 돌덩이처럼 혼자 앉아/ 적막하니 몸의 병에 의지해서 사는구나.” 조선 후기 문신 신익상이 시문집 ‘성재유고’에 남긴 ‘소한 하루 전 눈 내리고 바람이 크게 불다’라는 시다.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때 한적한 시골에 사는 노인의 외로움을 노래했다. 조선 후기 학자 채지홍은 ‘봉암집’에 실린 시 ‘소한’에서 “차디찬 계절 저물려 하고/ 샘은 얼어 두텁기만 하네”라고 읊었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추위를 이겨냄으로써 어떤 역경도 감내하려는 의지를 표현했다. 중국 당나라 때 고승 황벽 선사는 “한 차례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코를 찌를 매화 향기 어찌 얻으랴”라고 일갈했다. 법정 스님의 산문 ‘겨울 숲’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겨울 숲은 부질없는 가식을 모조리 떨쳐 버리고 본질적인 것으로만 집약된 나무들의 본래 면목이다. 숲은 침묵의 의미를 알고 있다. … 땅의 은밀한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새봄의 싹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다가 시절 인연이 오면 안으로 다스리던 생명력을 대지 위에 활짝 펼쳐 보일 것이다.” 계절이란 그렇게 가고 또 오는 것이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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