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해달라 발언이 치명타"..윤석열, 김종인과 '결별' 수순

장나래 2022. 1. 4. 23: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결별하고 선대위 '완전 해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대위를 완전히 해체하면서 총괄선대위원장인 김종인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해촉 수순을 밟게 된다.

전날 김 위원장이 제안한 선대위 개편안은 정책·정무·공보 등 핵심 기능을 김 위원장 직속의 총괄상황본부로 일원화하는 사실상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2 대선]국민의힘, 오늘 선대위 '전격 해산' 발표
'홀로서기' 택한 윤, 독자적 선대본부 꾸릴 듯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전면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배제하고 선대위 ‘완전 해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대위를 아예 없앤 뒤 최소 규모의 실무형 선대본부만 남긴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이른바 ‘울산회동’을 거쳐 김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한 지 한달 여 만에 결별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4일 <한겨레>에 “윤 후보가 선대위를 해산하고, 본부 체계를 개편함에 따라 김종인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해촉된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개편안은 최소 규모의 ‘실무형’ 선대본부만 둔 채, 기존 선대위 책임자급 인사들을 전국 각지로 ‘분산’시켜 바닥 민심을 다지는 구상이다. 선대위를 완전히 해체하면서 총괄선대위원장인 김종인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해촉 수순을 밟게 된다. 윤 후보의 측근으로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의 당사자인 권성동 의원의 거취는 윤 후보에게 일임했다고 한다. 권 의원은 현재 선대위 당무지원총괄본부장과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전날 김 위원장이 제안한 선대위 개편안은 정책·정무·공보 등 핵심 기능을 김 위원장 직속의 총괄상황본부로 일원화하는 사실상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다. 정책·메시지 혼선을 빚었던 6본부를 해체하고 총괄상황본부의 통제 아래 두는 게 핵심이다. 그간 윤 후보가 선대위 내에서 조율되지 않은 발언이나 정책을 밝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선대위 쇄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후보 주도권이 없는 선대위 체제에 강한 거부감을 피력했다고 한다.

특히 윤 후보는 전날 김 위원장이 윤 후보를 ‘패싱’한 채 선대위 전면 개편을 예고하고, “(선대위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해달라”고 발언한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위를 한참 넘어선 것은 물론, 윤 후보의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판단한다. 김 위원장과 함께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이른바 ‘김종인 아바타 논란’, ‘상왕’ 논란에 시달릴 것이라는 문제 제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남 중앙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티비에스>(T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전날 선대위 개편 전격 발표를 ‘쿠데타’에 비유하며 “(김 위원장 사퇴가) 오히려 모양새가 나을 뻔했다”고 겨냥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선대위에 합류한 이후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효용’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이 선거전략을 총지휘했는데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후보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도 윤 후보 주변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설정 문제도 결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30세대 남성의 지지를 받는 이 대표와 함께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과 달리, 윤 후보 쪽은 이 대표와 ‘함께 할 수 없다’는 반감이 매우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대위에 이 대표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구상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맞섰던 결기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특유의 강인함과 뚝심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김 위원장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독자적으로 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을 배제할 경우 중도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결국 자신이 주도권을 쥐는 방식으로 ‘홀로서기’를 택한 셈이다. 그는 이날 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을 자신의 서초동 집으로 불러 자신의 구상을 설명했고, 임 본부장이 김 위원장의 집을 찾아 이런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쇄신안을 발표하며, 자신의 구체적인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새로 꾸려지는 선대본부를 이끌 선대본부장도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나래 배지현 기자 wi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