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억 역대급 횡령 사건' 오스템임플란트, 증시 퇴출 가능성은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했다고 전날 공시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질적인 측면에서 거래소의 상장 기준에 미달한다고 여겨지는 회사의 상장 적합성을 따져보는 과정이다. 상당한 규모의 횡령 등 혐의가 공시 등을 통해 확인되면 심사가 이뤄진다.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횡령한 자금 규모는 회사 자기 자본(2048억원) 대비 91.81%에 해당하는 큰 액수다. 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한다. 추가 조사 등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15영업일 이내의 기간이 더 연장돼 늦으면 다음 달 중순쯤 대상 여부가 결정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도 시총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상장 폐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거래 정지 직전 오스템임플란트의 시총은 2조386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상위 20위권 규모다. 또 실질적으로는 횡령 자금의 회수 여부가 상장 폐지 여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횡령으로 회사의 정상적 경영활동에 어느 정도 지장이 초래되느냐, 횡령 금액이 얼마만큼 회수될 것인가가 상장 유지 여부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외에도 회사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여러 가지가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횡령 혐의를 받는 직원 이씨는 지난해 동진쎄미켐의 주식을 대거 매매해 손실을 본 경기도 파주의 1977년생 ‘슈퍼개미’로 추정되고 있다. 이씨는 1천430억원으로 동진쎄미켐의 주식 391만여주를 사들인 뒤 336만여주를 팔았다.매도 금액은 1112억원이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이씨의 동진쎄미켐 보유 주식 수는 55만주이고 이날 종가 기준으로 동진쎄미켐 주가는 4만5900원이다. 주식 매도 가격과 보유 중인 주식 가격을 고려했을 때 이씨는 손실을 본 것으로추정된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은 ‘퇴직금을 집어넣었는데 오스템임플란트에 묶여서 밥도 안 넘어간다’, ‘속에 천불이 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상장 폐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기 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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