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우세종화 예고된 '오미크론'.. 또 다른 고비 될까

박지원 2022. 1. 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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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첫 사망자 2명, 백신 2차 접종한 90대
전파 속도 빨라 1∼2달 이내 국내 우세종화 전망
당국·전문가 "독성 낮아졌다 확신 못 해" 신중
오미크론 우세종화 따라 의료·방역체계 재정비
4일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서도 빠르게 확산하며 이르면 이달 중으로 우세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첫 사망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오미크론 우세종화가 코로나19 심각성이 한풀 꺾이는 변곡점이 될지, 또 다른 고비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첫 사망자 발생… 우세종화 빠르게 진행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관련 사망자는 2명이다. 2명 모두 90대 요양병원 입소자로, 1명은 오미크론 확정 사례고 다른 한 명은 역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망자 모두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발생과 관련해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그간 오미크론 확진이 주로 젊은층에서 발생해 위중증환자가 없었는데, 확진자가 늘고 지역사회로 전파되면서 중증도가 높은 취약 집단에 확산할 경우 드물게 사망 사례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처음으로 국내에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는 한달여 만에 누적 확진자 수 1300여명을 웃돌며 빠르게 우세종화 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지난달 5주차 기준 국내 발생 중 4.0%, 해외 유입에선 69.5%에 달했다. 방역 당국은 특정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경우 우세종으로 분류하는데, 이 같은 전파 속도면 오미크론 변이가 1∼2달 내로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역당국 “실질적 피해 델타보다 클 수도”

그간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와 비교해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화율과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경우 대부분 확진자가 경증에 그쳐 감기처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국내에서는 아직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 감염 사례가 많지 않아 독성이 낮아졌다고 속단하기 어려운 만큼 섣불리 상황을 낙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될 경우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며 덩달아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덜 위험하다고 판단하지 않고, 오히려 더 위험할 것이라 보고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미크론 피해 심각성이 델타보다 낮다고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하게 중증화율만 볼 게 아니라 전파 속도가 빨라져 발생하는 총 감염 규모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중증화율은 얼마나 떨어지는지 등을 함께 봐야 한다”며 “위중증률이 50%로 낮다고 해도, 감염 규모가 2배가 넘으면 전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더 나온다는 얘기라 실질적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연합뉴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역시 “국민 사이에서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경증이란 인식이 널리 퍼질까 걱정”이라며 “중증화율이 아직 명확하게 경증이라고 나온 건 아니고, 상대적으로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섣부른 낙관 안 돼” 신중론

전문가들도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지금으로썬 섣불리 단정 짓기 어렵다며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서 오미크론 중증화 위험이나 입원율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해외와 국내 상황이 다른 만큼 속단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무력하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해외보다 코로나19 유병률이 낮았던 국내의 경우 자연감염으로 인한 면역 형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백신 2번 접종은 의미가 없다”며 “중증화율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바이러스 자체가 병독성이 낮아졌다고 하기는 확실하지 않다. 또 중증화율이 낮더라도 확진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아지면 의료 여력이 있다고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독감 수준은 아니며 코로나19가 독감 수준으로 간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아직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독감처럼 효과적인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4일 서울 은평구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3차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우세종화에 따른 신규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의료·방역 등 분야별 재정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확진자를 더 빨리 선별할 수 있게 각 의료기관의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하는 한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화가 된다면 감염 예방에 대한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들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 진단과 역학조사의 우선순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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