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아질산염' 사용 건기식 식약처 조사 시급하다

박효순 기자 2022. 1. 4. 21: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산하 9개 단체 공동성명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회장 조태밍, 이하 한소연)가 4일 성명서를 발표, ‘아질산염(아질산나트륨)을 몰래 쓰면서 산화질소의 효과와 같은 기능을 착각하게 만드는’ 건강기능식품들에 대한 재조사와 유통금지를 식약처에 촉구했다.

이날 한소연에 따르면, 아질산염 함유로 추정되는 건강기능식품의 허가가 통상 아연과 비타민D로 받은 면역제품들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제 마케팅은 천연 아질산임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질산염은 단백질 안의 아민(Amine) 성분과 반응하여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을 만들며 다량 섭취했을 경우 헤모글로빈의 기능을 억제해 암과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돌연변이와 출산 장애를 일으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어린이 식품에서는 사용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현재 일부 건강기능식품의 분석결과 아질산염의 하루섭취량이 14㎎으로, 식품 허용한도치인 3㎎을 훨씬 초과해 문제로 떠올랐다.

다음은 건강소비자연대 기관지(헬스컨슈머)에 실린 한소연 성명서 전문이다. 건강소비자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사단법인으로, ‘건전한 전문가와 건강한 소비자의 만남’을 핵심 가치로 한 비영리단체이다.

[성명서] 산화질소 표방 건강기능식품 전면 재조사 촉구…아질산염 함유한 것 속이고 면역제품으로 위장

식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에서도 인체에 매우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아질산염이 무분별하고 비과학적으로 쓰인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들 제품에 대한 재조사는 물론, 허가사항을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제품의 전면적인 유통금지 조치를 촉구한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식품과 달리 복용법에 따라 지속적인 섭취를 요하는 만큼 이들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을 모르고 섭취하는 소비자의 건강이 지극히 염려되는바, 하루빨리 관계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회장 조태임, 이하 한소연)의 입장이다.

한소연이 제보된 내용을 파악한 바에 의하면, 아질산염 함유로 추정되는 건강기능식품의 허가가 통상 아연과 비타민D로 받은 면역제품들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제 마케팅은 천연 아질산임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 업체들은 이들 아질산염 함유 제품에 대해 “제품에 함유된 아질산염은 발효과정 등을 거쳤기에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과 달리 발암성이 없이 안전하며, 이와 별도로 글루타치온-산화질소, 페놀계-산화질소 화합물이 배합되기 때문에 독특하고도 향상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품에 아질산염을 사용하는 이유는 혈관 확장 효과를 야기하는 산화질소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것이 아질산염이라 여기는 때문인데 산화질소는 몸에서 극소량이 생겨났다가 아주 짧은 시간 작용하고 이내 아질산염(-NO₂) 또는 질산염(-NO₃) 형태로 변하며 역으로 아질산염이나 질산염이 체내에서는 산화질소로 바뀌었다가 금세 원래대로 돌아가기도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일시적이나마 혈압이 떨어지고 혈관 확장에 의한 신진대사가 좋아지는 듯하여 소비자들은 이것이 정상적인 제품의 기능인 줄 알지만 이는 극히 단시간적인 회복에 불과하며 빈혈, 발암 가능성 증가 등 지속적인 아질산염의 섭취가 가져올 중대한 인체 위해도는 더욱 높아져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 업체에서는 특허기술로 유기농 계약 재배한 상추, 마늘, 초록콩나물, 양배추, 콩 등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고초균과 마늘발효 효소를 이용해 발효시켜 산화질소를 고정, 체내에서 유리되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산화질소의 고정’이란 표현이 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견해다.

그 이유에 대하여는, 산화질소는 분명 인체에 유익하지만 이를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담아 상용화하려는 시도는 과학적 장벽이 높아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으며 녹는점은 영하 161도, 끊는점은 영하 151도로 극히 낮아 상온에서는 기체 상태로만 존재하는 동시에 불안정해서 이산화질소나 아질산염, 질산염 등으로 금세 변해버린다는 것이 주된 설명이다.

산화질소의 이 같은 작용을 근거로 산화질소를 고정해 담은 제품들이 ‘핫-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최근 산화질소(NO)를 고정해 담았다는 한 건강기능식품들은 오프라인에서 60정 20일분 제품이 15만 원, 온라인에서는 12만 원대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다단계제품들도 나오는 것으로 드러났는 데 이 가격대 마저 상당히 비합리적으로 고가라는 것이 또한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우리 한소연은 아질산염을 몰래 쓰면서 산화질소의 효과와 같은 기능을 착각하게 만드는 인체 위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 경각심을 높이는 동시에 이들 제품의 시장 유통을 금지해 줄 것을 거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촉구한다.

아울러 지난해 6월 한국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도 2015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국제암연구소(IRAC)가 아질산나트륨의 발암물질 생성 위험에 대한 경고에 의거, 육가공식품에 대한 일체의 아질산나트륨 사용금지를 촉구하였듯이 우리 한소연 또한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모두의 제품에서 이들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축출해 줄 것을 관계 당국에 강력히 요청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