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공식 판매처가 직배송..가품 보상제 필요없죠" [스타트업 노트]

김은성 기자 2022. 1. 4. 21: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캐치패션' 이우창 대표

[경향신문]

명품 플랫폼 스타트업 ‘캐치패션’ 이우창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논현동 사옥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파페치·매치스패션 등 40곳 연동
가격·재고 비교 후 구매 가능
병행수입과 달리 정품 걱정 없어
“믿을 수 있는 플랫폼 돼야 생존”

코로나19로 온라인 명품 시장이 급성장했다. e커머스와 유통 대기업 등은 온라인몰에 신기술까지 도입하며 ‘가품(위조제품) 시 2배 보상’ 등의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마케팅만이 살아남는 길은 아니다. 기존의 마케팅 문법에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스타트업도 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에서 만난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 이우창 대표는 “명품 브랜드가 직접 입점해 판매하는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이 가품 보상제를 실시하지 않는 것처럼, 애초에 소비자가 명품을 구입할 때 정품을 살 수 있게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온라인몰에서 파는 명품은 대부분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 상품이다. 유통 경로가 복잡해 쇼핑몰은 전 제품의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또 상당수가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자) 형태로 판매돼 쇼핑몰은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다.

캐치패션은 해외 명품 브랜드 및 유통사들과 계약을 맺고 가격 비교를 통해 명품을 살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명품 플랫폼이다. 파페치와 매치스패션, 마이테레사 등 40곳에 달하는 명품 브랜드 유통 채널과 직접 계약을 맺었으니 보상제를 운영할 이유가 없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판매사를 상대로 가품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은 구조”라며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믿을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해 판매자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창업을 하기 전에는 한화갤러리아백화점에서 온라인신사업팀장으로 세계 명품 업체들과 일했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명품 플랫폼을 만들어 보자”는 각오로 2017년 백화점을 관두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2년간 영국과 이탈리아 등 세계를 돌아다니며 명품 관계사들을 수십 번 만나 신뢰를 쌓았다.

2019년 문을 연 캐치패션은 현재 40개 명품 파트너사 상품을 연동해 운영하고 있다. 1만5000여개 브랜드의 350만개 상품을 살 수 있다. 명품 공식 판매처만 모아 놓은 국내 유일의 애그리게이터(명품 공식 판매처 연동) 플랫폼으로, 상품의 가격과 재고 여부 등을 비교해 ‘직구보다 싼 가격’으로 쇼핑할 수 있다고 캐치패션은 설명했다.

물류센터도 필요하지 않다. 소비자가 결제한 상품은 명품 파트너사가 직접 배송해준다. 다만 고객 문의는 캐치패션이 전담해 해외 배송의 불편함을 줄이고 있다. 병행수입 판매처는 취급하지 않는다. ‘명품을 제공하는 곳은 플랫폼도 명품이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신념이다.

이 대표는 “병행상품을 팔면 매출을 빠르게 늘려 덩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독이 든 성배와 같다”면서 “해외 명품 플랫폼들도 병행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