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 씩씩하여라'가 성차별적?.. 강원교육청 "교가 가사 바꿔라"
강원도교육청이 일선 학교 교가(校歌)에 들어간 ‘아들, 딸’이라는 표현이 성차별적이라며 수정을 권고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날 본지 취재 결과 강원도 춘천시 석사초등학교는 지난달 도교육청으로부터 교가 수정을 권장한다는 공문을 받았다. 도교육청이 문제 삼은 가사는 교가 2절 중 ‘착하고 아름답게 진리 닦으며 자라는 아들, 딸 씩씩하여라’라는 대목이다. 교육청은 공문에서 “아들, 딸의 사회적 지위는 가정 내에 위치되어 있으며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에는 아들과 딸 사이의 다름이 차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사회적 지위를 동등하게 누리는 ‘우리들’로 개정을 권장한다”고 했다. 학교 측은 교육청 권고에 따라 전교 학생자치회의를 열어 논의하고, 학부모와 교직원의 찬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는 지난해 7월 ‘우리 학교 교가·교훈 돌아보기’를 추진했다. ‘성별영향평가 및 관련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관내 학교 교가를 전수조사 하고, 성차별적 요소 점검 기준에 따라 수정이 필요한 표현을 꼽아 각 학교에 권고했다.
이는 앞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전국 1016개 초·중·고의 교가·교훈에 포함된 관행적 성차별 표현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여학생을 지칭할 때 쓰는 ‘꽃송이’ ‘순결’, 남학생을 가리키거나 수식할 때 사용하는 ‘건아’ ‘씩씩한’ ‘나라의 기둥’ 등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표현을 고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교육계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들’과 ‘딸’이 쓰지 말아야 하는 표현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도교육청 지적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학교 입장에서는 사실상 과도한 강제 사항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호칭보다 ‘우리들’이 더 적합한 표현이라는 의미에서 전문가들이 권장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엔 한집에 자식이 여럿이었지만 요즘엔 1명인 가정도 많은데, 아들이나 딸로 굳이 구분하는 것보다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軍입대 앞두고 보훈회관에 기부한 세종대 학생들
- [WEEKLY BIZ LETTER] 日은 왜 '자본주의 설계자' 120년 만에 소환했나
- 車 버리고 도망간 만취운전자...잡고보니 20대 여경
- 자동차 전용도로서 전동킥보드 몬 대리운전 기사, 차에 치여 사망
- 경영위기·폐업 소상공인 돕는 ‘노란우산’ 공제에 의사 등 전문직 9만명
- “돈 주고 평상 빌렸는데, 치킨도 못 먹어” 제주 해수욕장 ‘갑질’ 논란
- 인천 원적산‧만월산터널, 평일 출퇴근 시간대 통행료 면제
- 경찰 “시청역 사고 피의자 체포영장 현재로서 계획 없어”
- 경찰청장 “고령 아닌 고위험운전자, 조건부 면허도입 연구용역”
- 31년 동안 車 5000대 팔았다...현대차 백종원 영업이사 ‘판매거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