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열대초원, 1년 만에 '서울 14배 면적' 사라졌다
[경향신문]
브라질 세하두 사바나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후
경제개발 명분 파괴 가속
세계 최대 규모의 열대초원 지대인 브라질 세하두 사바나에서 서울의 14배가 넘는 면적이 1년 사이에 파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계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개발정책이 사바나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 통계를 인용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파괴된 세하두 사바나 면적이 8531㎢라고 보도했다. 이는 한 해 파괴 면적으로는 2015년 이후 가장 넓은 것으로 서울 면적의 14.1배나 된다. 세하두 사바나는 브라질 중부에 있는 열대초원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과학자들은 사바나 파괴의 원인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개발정책을 지적한다. 사바나는 1970년대 이후 브라질의 농축산업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파괴 면적이 증가해 현재 전체의 절반 정도가 없어진 상태다. 2000년대 사바나와 아마존 보호 운동으로 파괴 면적이 줄었지만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후 개발정책이 힘을 얻으면서 파괴 면적은 다시 크게 늘었다. 브라질은 삼림과 원주민 보호지역에서 금광 개발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지만 보우소나루 정부가 경제개발을 명분으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불법 금광 개발업자도 늘었다.
브라질리아대학 생태학자 메르세데스 부스타만테 교수는 “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발을 부추기고 환경보호 활동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환경연구소의 안네 알렌카 국장은 “삼림 파괴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끔찍한 환경정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이 개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불법적인 산림 벌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환경 예산을 축소하고 아마존에서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규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손구민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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