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간 건강자산가치는 얼마나 되나요?"

이병문 2022. 1. 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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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소득의 3.4배..건강 10% 잃으면 연소득 평균 34%↓
서울대의대·덕인원, 만 19세이상 전국 1000명 조사
한국, 1인당 건강자산가치 8,190만원으로 OECD 23위
지역별 건강자산, 울산 1인당 1억 4448만원 가장 높아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친구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1년간의 건강자산 가치를 얼마라고 생각할까? 연간 소득의 약 3.4배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귀하는 1년간 건강의 10%를 잃으면 연간 소득의 몇 %를 잃은 것이라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국민들은 평균 34%로 응답했다. 이는 1년간의 건강자산 가치로 환산해 추정한 수치다.

서울대의대와 인덕원, 애브체인이 2021년 3~4월 전국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제주도 제외, 세종특별자치시는 충청남도에 포함) 1,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GDP(2020년·통계청자료 기준) 및 주관적 건강상태(2020년)에 근거한 우리 국민 1인당 건강자산가치에 대한 개별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2021년 대국민건강조사에 따른 소득 및 주관적 건강상태에 근거한 월 소득별 1년간 건강자산가치 평가에 따르면, 월 소득기준 100만원미만은 평균 1,115만원, 100만~200만원미만은 평균 3,409만원, 200만~300만원미만은 평균 7,058만원, 300만~400만원미만은 9,604만원, 400만~500만원미만은 평균 1억 1,541만원, 500만~600만원미만은 평균 1억 4,565만원, 600만원이상은 평균 1억 8,715만원가량으로 평가됐다. 이는 소득 차이와 건강 격차로 인해 건강자산가치의 격차가 더 벌어져 건강불평등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가장 최신자료인 2019년 통계청 지역별 평균 국민소득 및 주관적 건강상태에 근거한 지역별 건강자산가치 평가에 따르면, 건강자산가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1억 4,448만 원), 충남(1억 725만 원), 서울(9,924만 원), 전남(8,764만 원) 순으로 평가됐다. 반면 2019년 건강자산가치가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5,095만 원)였다.

2020년 OECD 국가별 1인당 국민총생산(GDP) 및 주관적 건강상태(OECD Statistics)에 근거한 OECD 국가별 건강자산가치 평가에 따르면, 2020년 평균 1인당 건강자산가치는 10만 7,970 달러(약 1억 2,806만원)였다. 2020년 1인당 건강자산가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30만 4,252 달러, 약 3억 6,087만 원)이었으며, 대한민국은 6만 9,053달러(약 8,190만 원)으로 OECD 국가 평균 1인당 건강자산가치인 10만 7,970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 국민 1인당 건강자산 가치손실은 약 3,750만원이었다. 다만, 2020년 총 국민총생산 및 1인당 국민총생산과 주관적 건강상태가 갱신되지 않은 국가의 경우 가장 최근 연도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2020년 OECD 국가별 총 국민총생산(GDP) 및 주관적 건강상태(OECD Statistics)에 근거한 OECD 국가별 건강자산가치 평가에 따르면, 2020년 평균 총건강자산가치는 3조 7,620억달러(약 4,462조원)였다. 2020년 총건강자산가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56조 1,010억 달러, 약 6만 6,541조 원)이었으며, 대한민국은 3조 5,760억 달러(약 4,241조원)으로 OECD 국가 평균 총건강자산가치인 3조 7,62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 건강자산 가치손실은 약 1,943조원이었다. 2019년과 2020년 통계청 1인당 국민총소득(GDP) 및 주관적 건강상태(통계청 사회조사)에 근거한 우리 국민 1인당 건강자산가치는 6만 8,919 달러(8,175만 원)에서 7만 4,583 달러(8,846만 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 연령대별 1인당 현재 건강자산가치는 20대 5,665만원, 30대 9,781만원, 40대 1억132만 원, 50대 9,463만원, 60대 이상 5,164만 원가량으로 평가됐다. 이는 각 연령대의 연간소득(20대 2,208만 원, 30대 3,618만 원, 40대 4,078만 원, 50대 3,780만 원, 60대 이상 2,232만 원; 2019년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코로나19 확진이 최초로 시작된 2019년 12월을 기준으로, 코로나19 감염병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혹은 2019년 건강상태는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020년 건강상태는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진행되어 조사별 편차가 존재할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20, 21년 지역별 주관적 건강상태에 대한 통계자료가 없어 이후 년도 건강자산가치의 경우 산출할 수 없었지만 향후 국가 통계자료가 수집된다면, 20, 21년 지역별, 국가별 건강자산가치의 산출과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국민들이 1년간의 건강자산 가치를 연간소득의 3배 정도의 가치로 인식하며, 금융자산 뿐만 아니라 건강자산 역시 평가 및 관리되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현재의 건강자산은 개인의 건강습관과 건강에 대한 가치 판단, 사회환경에 결정되며 미래의 건강자산은 건강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 슬기로운 건강생활과 사회환경 변화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건강자산(Health assets) 개념은 1980년대 Barkauskas에 의해 도입되어 심리학, 사회과학, 공공건강 등에서 사용되어 왔다. 모간 등이 정의한 "개인, 지역사회 및 인구가 건강과 웰빙을 유지하고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요소 또는 자원"이라는 건강자산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자산은 개인, 지역사회, 조직의 건강자산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대 스마트건강경영전략연구실(윤영호교수), 정보의학실(김주한교수)과 덕인원, 애브체인은 건강자산가치 평가 앱 '건강자산K'을 공동 개발했다. 윤혜정 연구원은 "건강자산K는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 영적 건강 등 메타 건강(Meta health)의 주관적 경험을 해석하고 경제적 가치로 평가하는 앱으로,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개인 뿐만 아니라 내가 근무하는 직장, 내가 사는 지역을 기준으로도 건강자산을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다. 개인, 회사 그리고 지역의 건강자산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개인이나 개인과 조직사회의 동기를 부여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 윤영호 교수는 "기업과 국가가 건강을 자산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며 건강보험 재정 건정성에도 도움이 된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도 국민 건강자산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국민총생산(GDP), 기대여명, 건강수명과 함께 건강자산가치도 국가통계로 발표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노동자, 소비자 등 국민의 건강 향상과 취약계층의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해 건강자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정부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번 건강자산K의 출시 이벤트로 의견을 보내주신 분들중 100분을 선정해 소정의 상품을 제공한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건강자산 가치의 체계적인 평가는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며, 건강자산을 경제적 가치로 추정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 대부분이 금융자산 뿐만 아니라 건강자산 역시 평가 및 관리되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와 미래의 건강자산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은 국가의 핵심 자산인 국민건강을 개선하며 건강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자산을 경제적 가치로 추정해 국민총생산(GDP)과 함께 국가통계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 10명중 9명(91.3%)이 동의했다.

'건강자산K'는 크게 '최대 건강자산 가치', '현재 건강자산 가치', '건강자산 가치 손실'을 통해 이용자의 건강자산을 평가한다. '최대 건강자산 가치'는 건강 상태가 최고로 좋은 상태임을 가정, 즉, 신체, 정신, 사회, 영적, 전반적 건강이 모든 최고인 건강 상태로 가정하였을 때, 사용자의 연간 소득과 건강 가치 비율 정보를 고려하여 계산되는 값이다. 즉, 사용자의 연간 소득과 건강 손실에 대한 가치관을 고려할 때, 사용자가 최대로 취할 수 있는 건강 자산가치를 의미한다. '현재 건강자산 가치'는 현재의 건강 상태와 사용자의 연간 소득과 건강 가치 비율 정보를 고려해 계산되는 값이다. '건강자산 가치 손실'은 최대 건강자산 가치에서 현재 건강자산 가치를 차감한 값으로, 사용자가 현재 건강상 손해를 입고 있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건강자산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건강자산 가치의 체계적인 평가는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85.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건강자산을 경제적 가치로 추정할 생각이 있다'가 82.7%로 높게 나타났다. 건강자산을 경제적 가치로 추정해 국가통계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 91.3%가 동의했으며, 계층별로는 '70대 이상'(96.5%), '군 지역'(96.5%)에서 높게 나타났다.

'건강자산K'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건강자산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은 'OO에셋', 'OO투자금융'등 금융자산관리기관과 같은 건강자산관리기관이 출현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의대와 덕인원은 앞으로 건강자산 평가를 기반으로 건강을 진단하고 건강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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