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국 신장 지역 대리점 개설..WSJ "머스크, 소수민족 탄압 동조 논란 한복판 뛰어들었다"

박효재 기자 2022. 1. 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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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운데)가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자사 상품 모델3 구매 고객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상하이|AF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신장 위구르족자치구 지역에 대리점을 열면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31일 회사 웨이보 계정을 통해 우루무치에 테슬라 센터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테슬라는 홍콩, 마카오를 합쳐 중국 내 30개 지역에서 대리점을 운영하게 됐다.

WSJ은 우루무치 대리점 개설로 테슬라가 이 지역에 진출했던 다른 기업들처럼 인권탄압 동조 논란의 한복판에 뛰어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우루무치 공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뒤, 세계 각국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비판받았다. 반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협력업체들에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노동력을 사용하지 말라는 방침을 전달했다가 중국인들의 반발을 샀다. 미국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와 스웨덴의 패션브랜드 H&M도 위구르족 강제노동을 통한 면화 생산 의혹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했다가 중국인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중국은 이슬람교를 믿는 이 지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주민 약 100만명을 실상은 강제수용소인 직업훈련학교에 가둬 강제 동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은 민족말살(제노사이드)로 규정한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를 이유로 올해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정부 대표를 일절 파견하지 않겠다고 보이콧 결정을 내리는 등 대중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신장 지역에서 만들어진 상품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이후 2주도 안 지난 시점에 테슬라가 신장 지역 대리점 개설을 발표한 것이다. 이를 두고 마르코 루비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국가를 저버린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이 신장 지역에서 제노사이드와 노예노동을 일삼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내 최대 무슬림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테슬라와 회사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 “제노사이드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행위를 멈추라”면서 우루무치 대리점 폐쇄를 촉구했다.

머스크는 그간 일관되게 친중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3월 중국 CCTV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고 세계 최대의 경제국으로서 크게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해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서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이룬 경제적 번영은 정말 놀랍다”고 칭송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아첨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중국 띄우기는 자국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서구 기업 제품에 불매운동으로 맞서는 중국인들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월마트 계열 회원제 마트인 샘스클럼은 신장에서 생산된 상품을 배제했다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표적이 됐다. 인텔은 중국 소비자들의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사과 성명을 낸 바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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