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퇴진이냐 원톱이냐.. 자중지란 尹선대위 중대기로

한기호 2022. 1. 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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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부 "金의 쿠데타가 맞다"
문제 해결 열쇠 쥔 윤석열 고심
이르면 오늘 개편안 발표할듯
전문가들 "갈등 쉽사리 못풀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지난 1월3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전면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쿠데타 김종인의 퇴진이냐, 김종인 원톱 중심의 전면 개편이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더 나아가 국민의힘 당 자체가 '자중지란'으로 몰락과 쇄신 사이의 대기로에 섰다.

지난 3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 6총괄본부 해체를 포함한 전면 개편을 발표하고, 새판을 짜겠다고 나섰다. 4일 이를 두고 당 내부 일각에선 "김종인의 쿠데타가 맞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윤 후보가 김 총괄위원장의 일방적 쇄신 발표에 "이건 나에 대한 쿠데타"라고 측근들과 통화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 총괄위원장은 "윤 후보와 (지난 3일 전면 쇄신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며 후보와 교감했다고 밝혔다. 또 "윤 후보 결심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모든 문제 해결의 키는 이제 윤 후보가 쥐게 됐다. 윤 후보는 이르면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선대위 개편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틀째 일정을 비우고 장고에 들어간 윤 후보를 향해 "후보가 어떤 결심을 하느냐를 기다리고 있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로 간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마 그렇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윤 후보와 직접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이미 다 했는데 더 할 게 없다"고 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지난 3일 선대위 전면 쇄신을 발표하면서 "후보는 연기만 해달라"는 '대통령후보 꼭두각시론' 발언으로 여당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 또 선대위 지도부 일괄 사의 표명 발표 후 '본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정정하는 등으로 상왕 논란을 일으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대혼돈 속에 이준석 당 대표 거취 문제까지 터지면서 그야말로 국민의힘은 아수라장이다.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 당연직 최고위원인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사퇴, 당 의원 전원 '당직 사퇴' 결의가 이뤄진 데 이어 이날 친윤 성향의 당 인사들이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원외 인사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의총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면 수용할 수 있다며 이 대표에게 "전체 의원들의 요구가 과연 어디에 닿아 있는가를 먼저 보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제가 만나는 (당내) 사람 중에 10명 중에 7~8명 정도는 이 대표가 백의종군을 해야 된다는 의견"이라 말했고, 김용남 상임공보특보도 "대부분 당내 의견은 이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것)"라고 주장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선대위 공백까지 불러온 이번 갈등 봉합 가능성을 높지 않게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갈등 때문에 선대위 전면 쇄신안이 나왔다면 문제다. 김 총괄위원장이 혼자 발표한 뒤 개편안이 나온들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진짜 갈등이 봉합될 수 있는 쇄신이 이뤄지면 지지율 반등이 되겠지만, 또 다른 갈등 구조 속에서 쇄신안이 나와선 또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는 선거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성찰해 보고 좋은 경험을 많이 가진 사람들의 처방을 따라야 할 것인데 지금 그러지 않고 고집대로 하거나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고 있는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김 총괄위원장과 이 대표의 역할도 사라지는 것"이라며 "어떻게 마무리짓냐에 따라 리더십이 복원될 수 있겠지만 김 총괄위원장이 손을 놓는 식이 되면 선거 반전의 계기를 찾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독주하려는 윤 후보와 선대위를 접수해 자기 의도대로 선거를 치르려는 김 총괄위원장이 충돌한 건데, 두 사람이 같이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당신은 시키는대로만 하라'고 한 김 총괄 손을 윤 후보가 잡아버리면 꼭두각시라고 인정하는 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윤 후보가 차선책으로 측근 체제로 선거를 끌고 가기도 쉽지 않고, 떨어진 지지율 회복도 어려워 보인다"며 "이대로는 이 대표가 버티기가 쉽지 않아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중심으로 대선을 치러야 할 판"이라고 진단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 총괄위원장과 이 대표는 똑같이 본인이 중심이 되지 못하면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윤핵관'이라는 게 실체가 있나. 지금 윤 후보는 오히려 문 대통령의 옛 '광흥창팀'과 같은 조직이 있어야 하는 데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선대위원장에게 '시키는 대로 하라'는 소리를 들으면 국민이 표를 주겠나"라며 "김종인·이준석을 단호히 끊고 광야에 홀로 서야 한다. 새로운 인물들로 선대위를 개편하고, 모든 게 후보 입을 통해 논리 정연하게 나가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윤 후보가 앞으로 3주 내 지지율 반등을 이루지 못한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선대위 내부의 한 인사는 "김 총괄위원장을 쳐내지 않을 경우 '연기'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 후보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 대표를 쳐낼 경우도 윤 후보가 독자적으로 2030을 공략할 전략을 구상해야 하고, 그게 아니면 당 대표와의 역할 분담 재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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